사이버 주총시대...금융권 ‘주주전자투표’ 합류엔 ‘뜨뜻미지근’ 왜?

산업 / 문혜원 / 2019-03-13 08:50:08
일각서,“홍보성 안내 부족· ‘정관’ 개정 뒷전 등 활용저조 측면”지적
예탁결제원 ‘주주전자투표 의무화,’ “모바일 투표 시스템으로 강화해야”
[이미지 = 한국예탁결제원 홈피 캡쳐]
[이미지 = 한국예탁결제원 홈피 캡쳐]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3월 금융권 주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예탁결제원에서 시행하는 ‘주주전자투표’도입 관련 이용률에도 관심이 높다. 그러나 금융사들의 참여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뜨뜻미지근’하다는 부분에서 ‘실효성’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증권·보험 등 업권별로 각 주총시즌에 접어들었다. 주주총회 일정은 금융사 개별에 따라 정해지며, 통상 22일에서 28일 중으로 몰려있다. 주주총회 투표선거방식은 기존 전통적 종이 투표제도에서 사이버 전자투표제도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주주전자투표’(K-eVote)란, 회사가 전자투표시스템에 주주명부, 주주총회 의안 등을 등록하면,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아니하고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2010년 국내 유일의 의결권종합관리기관으로서 구축했다.


지난 2004년부터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준비해온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3월 전자투표 시스템 구축 마무리 작업을 끝내 8월1일 서비스 개시를 시작했다. 이어 올해 3월 법인부터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전자투표제도의 장점은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성격이 짙다. 이 때문인지 전자투표제는 섀도보팅 폐지 이후로 주총의 내실화를 도모할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섀도보팅이란 것은 주주총회에 불참하는 주주의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일부 기업이 섀도보팅제도를 악용해 소수 대주주의 입맛대로 주총에서 안건을 통과하고, 주총 개최일을 집중시켜 지난 2017년 폐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금융기관들의 주주전자투표권한행사에는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다. 실제로 금융사 중 이번 주주총회시 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권한행사에 참여하기로 한 곳은 현재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체 주총 전자투표시스템인 ‘플랫폼 V’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에 별도로 예탁결제원의 주주투표시스템을 도입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타 증권사, 은행지주, 보험 등에서는 검토는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참여의사는 없다는 입장이다.


[자료 이미지 = 한국예탁결제원]
[자료 이미지 =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기업의 주주전자투표시스템 도입은 강제성은 없다고 설명한다. 현재 전자투표를 도입한 상장사는 1236개사로 전체 2046개사의 60% 정도다. 여기서 참여하는 기업들은 지난해 12월 전자투표 혹은 위임장을 이용하는 회사는 230개사로 집계됐다.


반면, 2010년부터 꾸준히 예탁결제원과 전자투표 계약을 맺는 상장사는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자투표 이용률은 2.18%에 불과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도입여부 관련 “검토는 하고 있지만, 이번 주총에는 서면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주주들이 대다수 연령이 높은데다, 주총시 모여 의견을 나누는 모습 등이 더 익숙해 아직까진 기존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권에서도 대형보험사들은 한국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시스템 도입은 미적용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소형사에서는 검토 중에 있거나 도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융사들은 전자투표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유는 통상 주주총회시 주주들이 자기결정권에 의사를 표현하고, 논의하는 배경에 있어 요구책을 결정하는 과정이 더 자연스럽다고 판단, 전자투표시스템보다 편하게 느낀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에 일각에선 국내의 금융기관 주주들이 전자의결권 행사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음에 따라 전자투표시스템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방향과 이해 상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보수적인 금융기관 주주들이 선거방법 정관내용을 개정하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어 전자투표시스템 도입이 지지부진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장기적으로 주주들의 참여권한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아직까지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디지털 산업화 추세, 인터넷 통신 기술 발전 차원에서 소액주주의 의결권 보장에 필수적인 제도인 만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금융사 자체적으로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내부 홍보 강화 및 효율적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모바일투표 전략도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지만 연세대학교 금융경영학 교수는 “금융사들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통해 건전한 투표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고리타분한 의결권 행사방식을 버릴 필요가 있다”면서 “번거롭더라도 선거 정관개정을 수정하고, 적극적으로 전자투표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기홍 경기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전자투표시 유권자에 대한 정보 없이 진행될 수 있어, 후에 정확했는지 여부 판별할 수 있는 품질 측정 기술도 개발될 필요가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기반으로 한 모바일투표제로 활용하는 방법도 구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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