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감능력결여’ 비상사태, “향수에 취하지 말아라”

문화라이프 / 홍승우 / 2015-02-05 18:02:42

[토요경제=홍승우 기자] 최근 1990년을 향수하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특집을 통해 현재 보기 힘들었던 연예인들이 대거 출연했다.


그 특집을 통해 90년대를 풍미했던 노래들이 다시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역행 현상’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이전에 tvN의 ‘응답하라’시리즈 등 90년대를 소재로 한 콘텐츠들이 많아졌다. 최근엔 영화 ‘쎄시봉’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모두 향수에만 젖어 당시의 문제점들은 모두 잊은 것 같다. 90년대는 많은 사건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외환위기가 찾아오며 일명 IMF시대가 도래해 많은 사회문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 신세대 지칭했던 용어인 ‘X세대’라는 말이 있다.


‘X세대’라는 용어가 처음 나온 것은 작가 더글라스 커프랜드의 소설 ‘X세대(Generation X)’에서다. 당시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전에 물질적으로 상당히 풍족한 시기를 보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기중심적인 가치관이 형성된 X세대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물질적·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한 층 더 심화된다.


1997년 외환위기로 국가가 부도나자 가계도 힘들어졌다. 혼자 버는 것으로 부족해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비교적 이혼율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아이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늘자 개인에 집중하게 된다. ‘공감능력결여’의 시작이다.


최근에 군 휴가를 나온 ‘강 일병’ 사건은 ‘공감능력결여’현상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었다. 모친을 둔기로 숨지게 한 것도 모자라 방화를 저지르는 상식 밖의 행동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게다가 방화를 저지르기 전 편의점에서 김밥과 과자를 먹으며 인터넷으로 만화를 보기까지 했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범법적인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을 흔히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일컫는다.


뇌 구조가 다르다거나 유전적 요소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사회적·환경적인 후천적 요인도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X세대’가 물질만능·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형성·발달한 세대가 현재 30~40대 사회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사회에 만연한 살벌한 경쟁구조는 이와 상관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 한 고등학교에서 생활지도 선생님과 학교폭력에 관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인터뷰에서 생활지도 선생님은 인성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형식적인 인성교육이 아닌 감정적으로 교감하며 서로 공감하는 교육을 원했지만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속상해했다.


평소에도 시간 없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공감활동은 기껏해야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좋아요’나 ‘공감’버튼 누르는 게 고작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은 유아시절 ‘가정’에서 기본적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현재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온전히 하기엔 무리다. 그렇다면 가정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인 교육기관에서 전반적인 인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일어난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비롯해 잇단 어린이집 폭행사태에서 보육교사가 ‘공감능력’이 결여된 모습을 보이며 아이들을 비상식적으로 학대하는 모습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나이가 30대로 비교적 젊은 교사라는 점이다.


제발 올바른 인성의 교사가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하길 바란다. 성인(成人)이 모두 올바른 인격을 갖춘 성인(聖人)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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