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인권경영制’ 호감지수 자극...은행권에 촉매제 역할 되나?

산업 / 문혜원 / 2019-03-12 08:43:49
포용적금융에 발맞춰 인권유린 앞세워..기존 윤리강령과의 차별점엔 ‘글쎄’
일각서, “정부 금융경영 과도한 간섭..애매모호 ‘인권경영구제’ 쓴소리”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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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기업은행이 최근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인권경영규정’을 도입하면서 호감지수를 자극했다. 이에 타 은행에도 기존의 CRS(윤리경영) 책임에서 벗어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인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권경영이란 내부 구성원의 인권뿐 아니라 기업의 활동과 관련된 공급망, 이해관계자, 소비자 등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인권을 기본 요소로 고려하는 경영 원칙을 뜻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인권경영규정을 제정해 공표했다. 주요 은행들이 인권선언서를 만들어 내부 지침으로 활용하거나 윤리강력원칙을 세운 바 있었지만 인권경영 관련 내부규정을 별도로 마련한 것은 처음이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이를 두고 현 정부의 인권 보호 정책에 힘입어 기업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의 기여에 발맞추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정부의 포용국가정책과 발맞추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인권경영 금융을 실천하는 행복과 희망의 동반자’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인권 보호·인권 존중·인권 침해 구제라는 3가지 원칙을 세웠다.


이에 임직원·고객, 주주·협력기업·지역사회 등 인권이 우선시되는 인권경영을 추진하고자 지난1월 2일 인권선언식을 통해 선언했다. 기존에 윤리강령 등의 규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인권경영선언은 임직원의 윤리적 행동강령을 넘어선 포괄적 차원에서 한다는 설명이다.


‘인권경영 금융을 실천하는 행복과 희망의 동반자’라는 비전을 제시한 것은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강조한 올해 경영 키워드이기도 하다.


김 행장은 실제로 올해 초 신년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도경영에 소홀하지 않아야 하고, 직원 상호 간에도 신뢰를 해치지 않도록 인권존중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업계에선 은행들의 기존 윤리강령 선언과 차별점이 없어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인권’을 앞세운 윤리경영 제도도입 관련 실효성 의문을 제기했다. 시중은행에서는 애매모호한 인권구제 원칙이 기존 CRS와 큰 차별점은 없어 보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책은행인 수출입, 산업은행에서도 이와 유사한 인권경영 방침을 설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타 은행들은 윤리경영문화 정착을 위한 임직원 윤리교육, 준법·윤리 자기점검 등 내부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윤리강령’이란, 통상 시무식을 통해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높이고 투명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서약’ 서명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임직원 행동강령 운영지침과 윤리경영은 어느 은행이든 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은행의 경우 좀 더 이미지제고를 높이고자 같은 윤리경영의 한 원칙을 정부정책과 맞닿는 이름의 ‘인권’을 앞세워 다르게 내세우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문재인 정부의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사회적 책임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도 ‘금융소비자 보호’에 포커스 맞춘 정책을 쏟고 있는 바, 공기업 중심으로 ‘사회적 책임(CSR)’ 경영기조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공헌활동과 별개로 ‘인권경영’은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권친화적 기업활동’은 노동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적인 장치가 먼저 구현돼야 하고, 기존보다 책임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금융시대에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경영방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금융서비스의 범위를 지나치게 관여해 오히려 금융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한 금융사가 인권, 윤리를 앞세운 도덕적 경영을 내세운 바 있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지 못한 적 있어 실패사례로 남은 적이 있다”면서 “경영의 이익을 위해 ‘신뢰’라는 돌파구로 CSR를 이용하면 모순적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영적인 차별(금융서비스)과 윤리경영 차이를 둬야 금융권 내부에서도 이윤을 창출하는 목적으로서의 수단과 활용을 헷갈리지 않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윤리경영은 가치창조와 좋은 거버넌스 등 환경조성대로 경영차별은 올바른 금융시장 경쟁촉진과 유인부합의 에너지로 작용하는 방법을 구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권경영과 관련해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은 기업과 인권에 관한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을 수립했고, 유럽연합(EU)은 500인 이상 기업의 비재무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인권경영 매뉴얼 활용을 권고하는 등 인권경영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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