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디지털금융 혁신에 장애인·노약자 등 취약계층 ‘없다’

산업 / 문혜원 / 2019-02-27 13:25:04
금융당국, 핀테크기업 데이터 개방 일환..금융권 ‘오픈API’구축
일각서, “금융혁신 속도 맞춰 취약계층 정보화 수준”도 제고해야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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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금융당국이 기존 은행 독점으로 하던 결제망(송금·이체)을 전면 개방하기로 하면서 금융업계의 디지털 플랫폼 빅뱅을 예고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금융혁신 인프라 그림 속에 소외계층(장애인·고령자 등)은 빠져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당국이 디지털산업화에 발맞춰 오픈 API 등 폐쇄형에서 개방형 모바일앱 통합 속도에 불을 붙였다. 이에 앞으로 모든 은행들의 송금이용은 물론 저비용 결제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이러한 앱 혁명 속 디지털정보화에 익숙하지 않거나 소외된 금융소비자들을 배려한 대응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너도나도 혁신을 외치고 있는 것과 달리 대조적으로 금융서비스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을 위한 편의제도는 ‘해묵은 제도’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앱을 개발하는 스토어 운영사들은 장애인 접근성을 위한 권고사항을 두고 있다. 그러나 권고사항에 불과하기 때문에 별도의 등록심사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또한 ‘장애인특별차별법’규정에 따라 금융사들은 통상 소외계층 편의서비스를 제고할 의무가 있다.


은행들은 이러한 법 규정에 따라 장애인이 스마트폰 터치할 때 시간이 걸리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5초에서 10초로 연장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거나 실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텔레뱅킹 시 전화로 간단한 본인확인 및 인증번호 입력을 거쳐 재예치가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가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잔액 조회와 송금 등의 폰뱅킹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과거보다는 장애인 금융불편 애로사항에 대해 개선책을 내놓고 있어도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싸움을 해야 했다는 것이 장애인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아직도 예금을 찾거나 통장을 가입할 때, 신분을 확인해야 하는 절차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문제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소외계층을 위한 금융상품, 편의제도가 잘 나오지 못하는 까닭은 매번 금융수장들을 비롯 담당 관리자들이 인사이동을 하기 때문에 개선책이 자꾸 뒤로 미뤄진다는 지적이다.


김 훈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연구원은 “몇 년간 꾸준히 금융당국과 개선책을 위해 간담회를 여는 등 금융 불편을 겪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했지만, 어이없게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담당자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8개 은행(IBK기업·KB국민·KEB하나·NH농협·SC제일·신한·씨티·우리은행)의 모바일 앱 접근성을 실태 조사한 결과 평균 55.8점으로 나타났다.


또한 예금과 보험을 찾아주는 휴면계좌 통합조회시스템의 60대 이상 이용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의 7%에 불과했다. 특히 장애인이 여전히 전자금융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018년 9월 5일자 ‘디지털금융시대에 역행하는 장애인 금융서비스’ 기사 참고>


금융위원회의 지난 2017년 9월 발표한 ‘장애인 온라인·모바일 금융이용 실태조사’에서도 온라인·모바일 서비스 이용자의 64.8%, 현금자동입출금기 이용자의 55%가 불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간단한 금융앱조차 접근이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앱 발전을 위한 전략만 내놓고 있어 ‘홀대’하고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이에 일각에서는 장애인의 모바일 정보화 수준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국통신기술협회 한 관계자는 “최대한 개발서비스마저 정부 및 관련기관의 규제로 부딪혀 묻히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 앱개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용자 유형별에 따른 인터페이스(interface)연구, 보조기술의 호환성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당국에서는 이와 관련 “ ‘금융결제망 전면 개방’인프라 방안과는 별도로 꾸준히 금융사별로 면담을 통해 장애인 및 소외계층 편의제공 서비스 관련 검토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향후 금융결제망 인프라 개편사항에 대해서는 은행 간에 상호대응책 마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국은 이번 인프라 혁신 방안의 핵심은 전통 금융사와 간편결제 사업자간 차별을 없애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자는 데 목적을 뒀다.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의 앱 토스로 타행 송금이 가능했던 것처럼 은행들도 가능해진다. 이에 송금 수수료는 기존 400~500원에서 10분의 1수준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결제망이 개방되면 주요 은행 거래 개념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수수료 결정권이 은행이 아닌 기업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성의 일정부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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