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대행업체 횡포에 두 번 우는 게임업체

산업 / 정동진 / 2018-06-15 14:51:43
대행업체 구글 등 플랫폼사업자 정책 악용...환불 수수료 30%에서 10%로 떨어져
사진 / pixabay

[토요경제=정동진 기자] #1. 최근 직장인 A 씨는 한때 열심히 플레이했던 모바일 게임 결제금액을 환불받았다.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가 아닌 환불대행 업체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상담을 진행, 환불 문의부터 입금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환불 후기까지 남겼다.


#2 대학생 B 군은 모바일 게임에 지금까지 300만 원 이상 결제한 소과금 유저다. 게임 공식 카페에 올라온 환불업체의 홍보 글을 보고, 쪽지를 남긴 이후 상담을 진행 중이다. 총 결제 금액의 10%를 제외한 금액이 통장으로 입금됐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예년과 달리 환불 대행업체가 기승을 부리며,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게임사가 유저들과 소통하는 공간(공식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에 홍보글을 남기면서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결과 신작을 준비 중이거나 출시한 서비스 업체는 '환불 프로세스 악용에 대한 제재' 정책도 공개한다.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도록 계정을 최소 15일에서 30일 동안 접속을 막거나 영구적으로 차단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미봉책에 그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환불에 성공하면 지금까지 사용했던 '지메일'을 버리거나 새로운 이메일 주소로 게임 플레이와 환불을 반복한다"면서 " '규모에 따라 민, 형사상의 조치가 진행된다'고 경고하지만, 정작 환불 대행업체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신경 쓰지 않으면서 게임업체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구글플레이 환불 정책

이처럼 대행업체가 성행하고 있음에도 게임업체가 속수무책인 것은 오픈마켓의 정책에 기인한다. 모바일 게임 서비스 업체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 게임을 등록하는 순간부터 플랫폼 사업자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구글 플레이는 '구매한 상품은 대부분 환불받을 수 없다'는 원칙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예외로 인정되는 경우 개발자나 구글에 문의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구글 플레이 정책은 아이템을 결제하면 구매 정보에 따라 48시간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또 48시간이 지나면 문의를 통해 환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단 본인의 계정과 결제 세부정보를 타인에게 알려 주거나 구글 정책을 악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구글은 상품을 환불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대행업체는 결제 정보만으로 본인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구글 정책의 맹점을 파고든다.


여기에 구글이 명시한 '예외로 인정되는 경우'를 교묘하게 활용한다. 각종 사유를 작성해서 서비스 업체가 아닌 구글에 직접 문의를 시도한다. 그 결과 구글은 계정당 한 번 지금까지 결제한 금액을 되돌려준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30% 수준에 머물던 환불 수수료가 난립하는 업체의 무분별한 경쟁으로 1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들은 무료로 제작할 수 있는 홈페이지 서비스를 활용해서 개설과 폐쇄를 반복하거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점조직 형태에서 기업형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오픈마켓 사업자의 환불 정책은 우리도 자세히 모른다. 내부에서 정한 원칙에 의해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해도 정작 애플이나 구글에 문의하면 어쩔 수 없다"며 "환불을 진행한 사용자의 정보를 제대로 넘겨주지 않고, 이들을 막을 수 있는 법조차 없어 정작 피해보고 있는 업체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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