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전자담배 인기에 가려진 청소년 흡연

기자수첩 / 김자혜 / 2018-11-19 17:22:32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한 세대의 어린이들이 전자담배를 통해 니코틴에 중독되도록 놔두지 않겠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스콧 고틀립(Scott Gottlieb)국장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체리, 바닐라 등 과일향을 첨가한 가향 전자담배를 편의점 등 기존 유통경로를 통해서만 판매한다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 청소년의 가향 전자담배 흡연이 급증한 것에 따른 조치다.


FDA에 따르면 미국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 통계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늘었다. 올해 고등학생과 중학생 가향 전자담배 흡연 비율이 지난해 대비 각각 76%, 48%로 급증했다. 특히 10월 한 달 간 전자담배를 1회 이상 피운 청소년은 360만 명에 달했다. 전체 고등학생의 20%를 넘는 수준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을 알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아파트 옥상에서 집단폭행으로 인해 A군이 사망했던 사건이다. 당시, 가해자 B군 등은 A군이 갖고 있던 전자담배를 빼앗은 이후 “전자담배를 돌려주겠다”는 명목으로 옥상으로 유인해 집단폭행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14세 밝혀져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갖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 사례다.


그러나 이는 단례로 실제 통계는 미비하다. 국회 보건복지위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실은 지난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전자담배 확산 대책을 문의한 결과 흡연행태나 흡연량, 연령대 등 관련 데이터가 전혀 확보되어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청소년 전자담배흡연이 문제시 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미미한 상황이다.


미국에서 가향(멘톨)담배와 전자담배가 청소년을 흡연으로 유도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는 2013년에 이미 발표됐다. 그러나 국내 국가금연지원센터는 이달 들어서야 금연정책포럼을 통해 가향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인식조사 대상에서는 아예 10대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청소년을 위해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정도의 입장을 낸 것에 그쳤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업계는 올해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신제품과 정액제 멤버십을 내놓는 등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성인 뿐아니라 성장 중인 청소년들에게 담배의 유해성은 이제 너무 강조해서 와닿지 않을 수준이 되어버렸다.


지금처럼 전자담배시장이 시장성장을 준비하는 시점에 금연을 주관하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할 기관에서 청소년 전자담배 이용 현황 분석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미국과 같이 급증하는 청소년전자담배 사용을 목도하게 될 수 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