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캐피탈, 타사 계약정보 ‘무단유출’

산업 / 김세헌 / 2013-10-04 09:32:20
현대차와 현대캐피탈 짜고치는 고스톱 고객정보 유출 영업해와

[토요경제=김세헌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캐피탈이 타사 고객정보를 몰래 빼돌리는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금융당국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3일 조선비즈는 현대캐피탈이 자사가 아닌 다른 할부금융사와 신차 할부계약을 유도한 현대차 카마스터(CM·영업사원)를 ‘악덕딜러’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왔다고 보도했다. 또 현대차 주요 영업소는 이들의 고객 명단을 현대캐피탈에 유출해 영업을 도운 정황도 밝혔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현대캐피탈이 현대차 영업소로부터 넘겨받은 고객정보 관련 문서를 살펴보면, 고객 이름·차종·계약일은 물론 다른 캐피탈사(경쟁사)명·계약번호·차종·금액 등 세부 내용이 모두 담겨 있다.


또 현대캐피탈은 악덕딜러로 규정한 현대차 직원의 이름과 성향까지 파악해 영업에 사용했다. 이 문서는 현대캐피탈 본사에서 양식을 만들어 각 지점에 배포했다.


그동안 차량을 판매할 때 작성하는 계약서에 ‘개인정보 활용동의서’를 포함해 전화번호 등 정보를 현대캐피탈에 넘기는 일은 비일비재했지만, 신차 구매고객의 타사 할부 계약정보를 현대캐피탈에 넘긴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같은 사실에 업계는 현대차 영업사원들이 앞에서는 다른 캐피탈사와 계약 맺는 것처럼 꾸며놓고, 뒤에서는 현대캐피탈에 자사의 영업비밀을 넘겨준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현대캐피탈 영업사원들은 이 고객정보를 활용한 텔레마케팅(TM)으로 영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에 나와 있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내용보다 낮은 금리 등 좋은 조건을 제시해 기존 계약을 파기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개인의 할부계약 정보는 캐피탈사의 영업비밀이다. 개인의 신용정보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계약정보 유출은 불법이다.


공정위와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은 현재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의 캡티브 영업 불법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현대캐피탈에 대한 부문 검사를 마치고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캡티브 영업에 대해 시장자율 경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 영업직원에게 주는 수수료가 다른 경쟁업체의 2~3배 수준으로 많아 딜러들이 자율적으로 현대캐피탈의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지 내부부당거래지원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자율 논리는 지난 6월 도입된 대부중개수수료 상한제로 그 효력을 상실하다시피 했다. 대출을 중개할 때 수수료에 상한선을 두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는 할부계약을 맺을 때 500만원 이하는 5%, 500만∼1000만원분은 4%, 1000만원 초과분은 3%까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수수료에는 자동차 영업사원에게 주는 커미션도 포함된다. ‘현대캐피탈이 현대차 영업사원에 커미션을 더 많이 준다’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와 현대캐피탈 측은 캡티브 영업은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완성차 업계에서 고객의 할부사 계약정보를 다른 할부사에 넘기는 것은 시장 일부에 있는 잡음일 뿐 현대차·현대캐피탈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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