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처한 우리 기업들, 中 '미중 갈등'에 압박 수위 높여…"한국기업, 협조말라" 협박

산업 / 김사선 / 2019-06-10 10:31:54
[사진=kbs1 뉴스 캡처]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 편에 서야 할지, 즉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주사위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이 대미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HUAWEI)를 포함한 자국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하지 말라며 국내 반도체 기업 길들이기에 나섰기 때문.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 공업정보화기술부 관리들은 지난 4~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IT 기업 관계자들을 호출, 미국발(發)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견상 '주문'일 뿐, 사실상 경고와 협박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중국 거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다.

중국의 호출에 당시 불려간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 ARM 등 글로벌 IT 업체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자리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경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 "중국 기업과 거래를 끊을 경우 응징하겠다"는 다소 수위 높은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 전쟁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이런 움직임은 자칫 '외교적' '경제적' 충돌과 마찰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대미 보복을 위해 꺼내들 수 있는 모든 카드는 사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와의 거래를 제한하며 동맹국들의 동참을 요구한 데 대한 '맞대응' 움직임을 보이며 이른바 강대국으로서 '벼랑 끝 전술'에 나선 것.


이와 관련 사실상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해버린 삼성과 SK 등 해당 기업들은 중국의 이 같은 압박 카드에 대해 입을 꼭 다물며 전전긍긍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일각에선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지난해 5월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눈치를 더욱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중국에서 각각 전체 매출의 18%와 39%를 벌어들일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꽤 높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1일 중국 기업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국내 대기업을 협박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외교부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갑론을박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기업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기본적 입장을 드러내며 사실상 중국과 미국의 눈치를 동시에 보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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