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사회적 물의' 기업에 주주권 적극 행사

산업 / 김사선 / 2019-01-21 09:25:49
수탁자책임활동 가이드라인 정립…사회적 문제 발생 시 적극 개입
재계, 기업 경영권 위축ㆍ연금사회주의 논란 우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플라자 호텔 앞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와 직원연대지부 등 관계자들이 16일 오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는 플라자 호텔 앞에서 국민연금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에 대한 주주권행사(스튜어드십코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국민연금이 오너 갑질’이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에 책임을 묻고 기금 수익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키로 했다.


국민연금이 경영사안이 아닌 사회문제로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권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투자기업에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고 연금사회주의 논란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기금 국내주식 수탁자책임 활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난 16일 열린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했다.


기금운용위의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될 가이드라인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가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기업에 한해 수탁자 책임활동을 어떻게 전개할지에 대한 절차와 기준을 명시한 세부 지침이 담겼다.


국민연금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눠서 수탁자책임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먼저 지분율 5% 이상 또는 보유 비중 1% 이상 투자기업 중에서 배당뿐 아니라 기업의 부당지원행위, 경영진 일가 사익 편취행위, 횡령, 배임, 과도한 임원 보수 한도, 이사·감사 선임 안건 중 2회 이상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개선하지 않는 등 중점관리사안별로 대상기업을 선정하기로 했다.


중점관리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이 비공개 대화 후에도 개선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공개서한 발송-비공개·공개 중점관리기업 선정-임원의 선임·해임·직무 정지-합병·분할-자산 처분-회사 해산 등 경영참여(주주제안)에 해당하는 주주권행사 등 단계별로 압박을 높여갈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또 ‘컨트러버셜 이슈’를 야기한 기업에도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컨트러버셜 이슈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논란 등으로, 대한항공 ‘땅콩회항’을 비롯한 사주 갑질, 기업윤리와 직결된 가습기 살균제 참사 등이 그 예다.


국민연금은 환경(E)과 사회책임(S), 지배구조(G) 등 사회책임투자(ESG)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서 환경오염, 고용악화, 사주 독단경영 등 지배구조 부실, 검찰·경찰의 수사 등 각종 컨트러버셜 이슈가 발생하면 피해규모와 재발 가능성을 평가해 비공개 대화-비공개-중점관리기업, 선정-공개 중점관리기업, 선정-경영참여 주주권행사 등 단계별 수탁자 책임활동 등을 벌일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당장, 국민연금이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 공기업 등에 대해 국민연금의 경영권 관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맡고, 기금운용본부장도 정부가 임명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가 정부의 관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는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설 경우 기업에겐 상당한 부담"이라며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원칙에 의거해 경영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시키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이 부당하게 사기업에 개입하는 것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기금 운용 장기 수익성 제고가 가장 중요하며 그 원칙 아래 철저히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김승원 칼럼] 추석 앞당긴 9.6조…상생에는 빠른 입금이 더 힘이 세다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에는 하루가 길다. 직원 급여와 상여금, 원재료 대금과 결제일이 한꺼번에 몰린다. 장부에 매출이 있어도 통장에 현금이 없으면 대표는 은행부터 찾는다. 그런 협력사를 위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추석 전 지급일을 앞당기고 있다. 거창한 상생 구호보다 반가운 것은 빠른 입금이다.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응한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롯데·

    3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4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5
    넥써쓰, 원스토어 96% 쥔다…장현국이 옛 주주 품은 속내

    넥써쓰, 원스토어 96% 쥔다…장현국이 옛 주주 품은 속내

    장현국 넥써쓰 대표가 원스토어 지분은 96% 가까이 끌어모으면서 옛 주주들은 넥써쓰 주주로 다시 품고 있다. 경영권은 단순하게 만들되 원스토어를 함께 키워온 통신·플랫폼·게임 기업과의 이해관계는 끊지 않는 방식이다. 석 달 간격으로 똑같은 지분거래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속내가 읽힌다.18일 관련 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넥써쓰는 KT·LG유플러스가 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