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고삐 풀린 제약업계

산업1 / 조연희 / 2013-09-16 11:03:55
한국웨일즈제약, ‘반품 의약품 재판매’ 덜미잡혀

10년간 수십억원 부당이득...대표구속.제약협회 제명
한국화이자제약.한국노바티스.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품질검사 허술.불량투성 약사법 위반 3개월판매정지 처분


연매출 400억원대 중견 제약회사인 한국웨일즈제약이 유효기간이 지나 반품된 의약품을 새 제품인 것처럼 속여 시중에 유통시켜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또 대형 다국적제약사인 한국화이자제약 등 3개사는 부실한 품질관리로 식약처로부터 각각 3개월간의 판매정지 처분을 받는등 제약계 전반의 부실경영실태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12일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한국웨일즈제약사는 유효기간이 지난 반품된 의약품을 다시 재판매하는 수법으로 무려 10년 동안 비밀작업을 하면서 수십 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한국웨일즈제약회사 대표 서모(59)씨를 구속하고 서씨의 친형이자 회장인 서모(72)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판매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던 의약품 200여 품목 250만정(5억원 상당)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국웨일즈제약회사는 2003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10여 년간 반품된 의약품을 폐기처분하지 않고 새 제품인 것처럼 재포장, 약국 4000여 곳에 재판매하면서 6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07년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취소된 의약품 19개 품목 800만정을 계속 판매해 5억7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제약사에서 의약품의 유효기간을 위조하더라도 사실상 의사·약사들이 유효기간 위조여부를 알아낼 길이 없는 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 서씨는 전체 직원 160여 명 중 직원 2명에게만 유효기간 위조를 직접 지시하는 방법으로 은밀히 범행했으며, 작업자들은 공장 건물 내 10㎡ 규모의 비밀창고에서 위생복도 갖추지 않은 채 맨손으로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을 새 포장용기에 넣는 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2003년 반품된 의약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약품 제조관리 규정(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이 신설됐음에도 반품 의약품 유효기간을 연장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압수된 의약품 중에는 유효기간이 2005년 12월인 것도 포함됐다.

관리부서인 식약처는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총 생산량에 대해서만 보고를 받을 뿐 원료 구입량, 재고량, 판매량에 대해 보고를 받지 않아 피해를 키운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웨일즈제약에서 제조한 근육이완제를 복용한 피해자 중에는 간지러움, 몸살기운, 메스꺼움, 열꽃 증상 등을 호소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소염진통제에서 꿈틀대는 구더기를 발견했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그럼에도 한국웨일즈제약은 전국 약국 3400여 곳, 도·소매업 180여 곳, 병·의원 130여 곳에 유통망을 형성하고 해외 수출까지 하면서 지난해 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경찰의 수사개시 통보를 받고 8월21일자로 한국웨일즈제약이 생산 중인 229종을 포함, 과거 생산했거나 허가 취소된 품목까지 모두 900여 종에 대해 판매중지·회수조치 명령을 내렸다.

◆화이자ㆍ노바티스 등 다국적제약, 잇단 품질관리 허점 왜?
뿐만아니라 제약업계의 부실은 다국적제약사인 한국화이자와 한국노바티스 등에서도 드러났다. 대형 다국적제약사인 양사에서 의약품 품질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것.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노바티스,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등 3개 업체에 대해 약사법 위반으로 허가취소 및 3개월 판매정지 처분을 내렸다.

최근 식약처가 문제 의약품에 대해 15일에서 한 달 제조ㆍ판매정지 처분을 내리는 빈도가 빈번한 점을 비춰 봤을 때 이번 처분은 이례적인 조치다.

우선 한국화이자는 지스로맥스건조시럽의 2차 포장이 신고한 내용과 다른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기재했다가 적발됐다.

식약처에 신고한 사항에는 '19g당 물 12ml을 붓고 흔들어달라'고 나왔지만, 포장에는 '동봉된 주입기로 물 9ml를 넣은 후 잘 흔들어 녹여라'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이에 오는 16일부터 12월 15일까지 해당 품목 판매업무정지 3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한국노바티스는 출고 전 3개 품목에 대해 품질검사 미철저로 수입업무 3개월간 중지 처분을 받았다.

산도스타틴주사0.1mg/ml은 기준 및 시험방법 변경에도 변경 전 허가사항대로 품질 검사를 해 출고했다.

또 트리렙탈필름코팅정150mg과 300mg은 블리스터 내 파손된 정제가 포함된 상태에서 유통하다 적발됐으며, 300mg은 정제에 검은색 이물이 부착돼 유통되기도 했다.

사노피-아벤티스 파킨슨병 치료제 레돕산정10/100, 25/100, 25/250은 3차 문헌재평가 자료 미제출로 허가 자체가 취소됐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들은 품질 관리 미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서 간 업무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의 허점을 또 드러냈다.

한국화이자 L모 관계자는 "포장 실수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회사에서 자진회수를 논의하던 과정에서 시일이 늦어져 식약처의 행정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노바티스 H모 관계자는 "정확한 인과관계를 위해 현재 담당자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노피-아벤티스 L모 관계자는 "판매가 잘 안돼 해당 품목의 마케팅 조직이 따로 없어 확인까지 시일이 더 걸린다"고 답했다.

식약처 서울청 관계자는 "허가 조건이나 시험방법, 기재사항 등이 갱신되는 과정에서 예전 포장지를 그대로 쓰다 적발되는 경우가 생긴다"며 "업체에서 이익을 꾀한다거나 국민 보건에 악영향을 끼치기 위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 보건에 위해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감시를 통해 그런 요소들을 적발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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