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문명의 눈으로 읽는 고구려

산업 / 송현섭 / 2006-10-30 00:00:00
신화를 걷어낸 피어린 역사

5,000년의 우리민족 역사에서 세계최강의 문명국이자 주변민족들을 아우른 중국에 대항한 가장 강력한 국가는 고구려이다. 사실 고구려는 건국자인 주몽에 대한 신화와 중국에서 탄생, 번영한 통일제국들에 맞서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였던 민족혼의 표상으로 각인돼있다.

그러나 그 신화의 베일을 벗겨보면 우리는 거대한 동아시아 국제관계에서 생존을 위해 건국 이래 705년을 외부세력과 투쟁했던 고구려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고구려를 문명사의 시각으로 접근한 고구려의 통사서가 있다.

저자는 이와 같은 단순한 평가를 거부하고 고구려가 700년 역사를 지닌 동아시아 제국으로서 면모를 갖췄으며 중국문화와 다른 독자적인 고구려의 문화를 창조했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민족의 본류인 농경민족인 화하족과 다른 동이족의 문명이 고구려 문명으로 승계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거대한 대륙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유물과 유적에서 드러나듯 천손의 후예이자 고구려가 천하의 중심이라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건국과 발전 그리고 위기와 극복의 과정을 거쳐 결국 패망으로 좌절된 옛이야기들이 새삼 우리들에게 교훈을 전해주고 있다.

아울러 고구려인들의 생활과 종교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벽화와 유적, 한중일 삼국의 각종문헌에 기초해서 재구성한 문화사가 사진, 지도, 화보 등을 통해 전해진다. 사라진 고대제국 고구려는 거세지는 중국의 동북공정의 여파 가운데 역동적인 기상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열강사이에 존재하는 한국의 생존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는 듯하다.

고조선, 부여, 고구려로이어지는 민족의 역사상 정통성과 함께 고구려는 건국과정에서 농경문명과 유목문명의 융합을 통해 정착형 기마문명 성격을 갖췄다. 고구려는 건국과정에서 중국의 한사군을 몰아내면서 독자적 국가체제를 갖춰나갔으며 위진남북조시대 전성기를 누렸으며 중원을 통일한 수와 당과의 전쟁을 통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아울러 대중전쟁은 70년이상에 걸쳐 수백만의 인구가 동원됐으며 전쟁의 결과 당과 신라의 협공과 함께 내부분란까지 겹치면서 멸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는 4세기 형성된 동북아 국제질서의 종말이었고 멸망이후 동방문명은 중국에 대항할 수 없게 열악해졌다.

요동과 한반도 북서부 농업생산 기반이 붕괴된 이래 동방에서 건국된 어떤 나라도 독자적 문명권을 형성치 못했으며 제국으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중국진출을 포기해야 했다. 결국 직계혈통인 한국인만 정체성을 유지했지만 독자 문명권 형성에는 실패했다. 격변의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고구려는 과연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일독을 권한다.

김용만 지음, 바다출판사, 1만3,000원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3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4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차 신형 투싼, 美·英 매체 호평…“콘셉트카 아닌 양산차”

    현대자동차가 신형 투싼의 글로벌 사양을 공개하자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자동차 매체들이 과감한 디자인과 넓어진 공간, 개선된 하이브리드 효율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3일 현대차와 외신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지난 1일 미국 뉴욕에서 5세대 신형 투싼을 공개했다. 2004년 첫선을 보인 투싼은 지금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 1110만대를 넘어선

    5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