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징벌적 손해배상’制 과도‘반발...“실효성 검토돼야”

산업 / 문혜원 / 2019-04-21 14:38:27
양승현 보험硏, “수위 높은 과징금5배..보험업법 개정안 재검토”
[자료 = 보험연구원]
[자료 = 보험연구원]

[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지난달 보험설계사·보험대리점(GA)의 불완전판매 등 불법행위에 대해 보험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보험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형사책임과 민사책임을 엄격히 준별하는 우리나라 법체계상 인정되지 않는 개념이라는 주장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회사가 실제로 일으킨 손해보다 더 큰 규모(3~4배)를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주로 미국·캐나다·호주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 도입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회사 임직원·보험설계사·보험대리점 등의 보험 판매 관련 불법행위에 대해 보험사에 손해액의 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보험 업계는 기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적용되는 범죄행위의 종류를 감안할 때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나는 것은 물론 보험대리점(GA)등 보험사의 통제가 미치지 않는 부분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승현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논의 및 입법 현황 검토’ 보고서에서 보면 악의적인 불법행위의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실손해(實損害) 이상의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우리나라 법체계상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현대사회의 복잡성으로 불법행위가 다양화해지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기존의 손해배상 제도가 가진 한계를 비판하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론이 제기된 점은 필요하다고 봤다.


찬성론의 경우 고의·중과실 등 악성이 높은 불법행위를 역지하고, 현행 제도하에서 충분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정신적·신체적 고통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위해 제도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반대론의 경우엔 보험사들은 민·형사책임을 엄격히 준별하는 우리 법체계와의 부조화, 우발이익 기대에 따른 남소 가능성, 수범자의 예측가능성 결여, 비교법적 측면 등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연구원은 현재 손해액의 3배 범위 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되는 위법행위들과 비교할 때 보험모집 관련 불법행위는 어느 유형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기존보다 높은 5배의 징벌적 손해배상까지 가능하도록 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의 징벌적 손해배상(3배)은 담합·거래상 지위 남용 등 공정경제질서 교란, 근로관계상 차별적 처우, 제조물 결함으로 인한 생명·신체에 대한 중대한 위해 유발, 지적재산권 침해 등에 적용되고 있다.


양승현 보험연구위원은 “현 제도로는 악성이 높거나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를 충분히 억지할수 없다”면서 “또 개별적인 손해배상액이 크지 않은 대규모 소액피해사건에 대해 불법이 방치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정신적·신체적 고통과 손해에 대한 충분히 보상이 어럽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그는 도입의 방법론으로는 크게 민법 개정 또는 단행법 제정을 통한 일반적 도입, 도입필요성이 큰 개별 법령의 제·개정을 통한 부분적 도입으로 나뉘어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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