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전 회장의 추락

산업1 / 김수정 / 2013-12-23 10:19:59
檢, ‘배임·횡령’ 의혹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스마트애드몰 사업 60억대손해.KT사옥 39곳 헐값매각 등 혐의


검찰, 재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


▲ 검찰이 비자금 조성과 횡령·배임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을 소환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 전 회장이 들어서고 있다.
[토요경제=박지원 기자] 각종 배임, 횡령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석채(68) 전 KT 회장이 19일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이날 9시50분께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배임 의혹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를 받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을 상대로 회사 실무진의 만류에도 사업을 추진한 이유가 무엇인지, 사업 추진이나 자산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없었는지, 사업 손실이 불가피한 사실을 사전에 보고 받고 묵인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이 전 회장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스마트애드몰(지하철 광고사업)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60억원대 손해를 끼쳤고, KT 사옥 39곳을 감정가보다 헐값에 매각해 회사 측에 피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과 ㈜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를 KT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적정 가격보다 비싼 값에 인수해 회사에 피해를 준 혐의가 있다.


이 전 회장은 아울러 임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 중 일부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2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 로비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회사 실무 책임자들이 수백억원의 적자를 예상하며 만류했던 스마트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이 석연찮은 것으로 보고 업무와 관련한 청탁이나 뇌물이 오갔는지를 보고 있다.


또한 특정 펀드에 감정가의 75%만 받고 사옥을 넘겨 KT가 869억원의 손실을 떠안고, 주변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로 5~15년간 장기임대차 계약을 맺어 적정 가격에 계약을 맺었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 전 회장의 8촌 친척인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이 설립 또는 지분을 보유한 ‘OIC랭귀지비주얼’과 사이버MBA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전 회장이 외압을 넣거나 부적절하게 개입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유 전 장관에게 수억원대 시세차익을 안겨준 대신 60억원 상당의 손실을 기록하고, 보통주의 액면가가 500원에 불과한 사이버MBA 주식을 9배 이상 비싼 가격에 매입함으로써 배임 의도가 농후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의 고발 혐의에 비중을 두고 수사한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만든 정황을 포착, 관련 의혹을 샅샅이 들여다봤다.
이 전 회장은 2009~2012년 임원 10여명의 계좌로 상여금을 과다 지급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2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 이 중 일부는 전직 차관급 인사인 H씨의 부부 해외여행 경비나 자녀 해외유학 경비 명목으로 각각 수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측근인 김모 사장이 IT 플랫폼을 새로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BIT)에서 9000억여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상당 부분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해외 컨설팅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는데 이 전 회장이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야당 중진의원의 청탁을 들어주고 로비한 의혹도 수사과정에서 불거졌다.


KT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담당하는 앱디스코는 지난 6월 부실한 경영으로 미수금이 발생했지만 KT계열사인 엠하우스와의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했고, 지난 9월에는 미미한 사업 실적에도 KT로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야당 의원이 이 전 회장에게 로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이 전 회장을 조사하고 일단 돌려보낸 뒤 진술,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재소환 또는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1~2차례 추가로 소환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참여연대는 이 전 회장을 배임 혐의로 두 차례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 10월 말부터 KT 본사 및 계열사, 거래업체, 이 전 회장의 자택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이석채 KT 전 회장, 4년간 ‘자사주 상여금’ 19억원


▲ 고개숙인 전 이석채 회장
한편 이석채 KT 전 회장은 2009년 1월 대표가 된 이후부터 2013년 11월 12일 퇴사 때까지 총 19억3719만7650원 상당의 주식(5만8095주)을 성과급으로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10년부터 매년 5월 평균 1만2279주 정도 장기성과급 형태로 주식을 받아왔다. 1주당 평균 3만8000원으로 계산하면 매년 성과급으로 약 4억6660억원 가량을 받아온 것이다.


특히 올해 8월14일 공시한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사내이사 3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이 20억17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지급액이 6억7200만원이다. 이 회장의 성과급은 평균 연봉의 약 60% 수준이다.


한편 이 회장은 2010년 5월 3일 자사주 상여금 1만4087주를 받았으며 당시 주가인 4만9350원 기준으로 6억9519만3450원 규모가 지급됐다. 2011년 5월30일에는 자사주 상여금으로 1만2589주를 받아 당시 주가인 3만7600원 기준으로 4억7334만6400원이 전달됐다.


지난해 5월 21일에는 자사주 상여금 1만1703주 취득해 당시 주가인 2만8700원 기준으로 3억3587만6100원을, 2013년 5월 24일에는 1만739주를 자사주상여금으로 받아 당시 주가 4만300원 기준으로 4억3278만1700원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이 전 회장은 임기 중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2010년 2월 5일에는 자사주 2157주를 1주당 매입가 4만6299원 기준으로 9986만6943원을 사들였다.


2011년 2월 22일에는 1억9938만7040원 상당의 4960주를 사들였고, 지난해 4월 18일에는 5682만3000원(1860주) 어치를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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