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헌 회장의 사망이후 범 현대가와의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던 현 회장은 무리한 경영권 방어에 따른 후폭풍으로 그룹 경영위기를 자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노린다는 노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현 회장의 경영권 방어 행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우호 지분 확보용 기업 ‘전락’
현 회장은 지난달 20일 경제개혁연대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무리하게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며 고발당했다.
현대그룹의 총수인 현정은 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계열사들을 불법적으로 동원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2006년 경영권 분쟁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지분 26.68%를 취득하면서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자 당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대신증권 등 9곳과 17건의 파생금융상품 계약을 체결, 대신증권 등이 현대상선 주식을 사주고 대신 현대엘리베이터가 이 주식이 하락할 경우 손실을 보전해 주는 계약이다. 대신증권 등이 현대상선 지분 16%를 사들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우호 지분을 늘려 현 회장은 경영권을 방어했다.
하지만 해운업 불황으로 현대상선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 계약으로 매년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기준으로 파생상품 평가손실은 445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달 경제개혁연대가 검찰에 고발할 당시 추정한 4291억원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 파생상품은 내년 3521억원을 시작으로 오는 2017년까지 차례로 만기가 돌아온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3분기 말 기준 현대엘리베이터의 현금성 자산은 영업이익 700억원을 포함해 약 4700억원에 불과하다. 현대상선의 영업이익이 획기적으로 늘어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는 다면 파생상품 손실로 현대엘리베이터마가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27일217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당장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오는 파생상품 손실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에 직접적인 자금지원도 수 차례 진행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3년 새 4차례에 걸쳐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참여, 1692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가장 최근에는 이번 달에 304억원의 자금을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현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현대엘리베이터 2대주주(지분율 30.89%)인 쉰들러가 제동을 걸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1대 주주는 전체의 45%를 보유하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범 현대그룹 계열이다. 쉰들러는 지난달 2일 현대엘리베이터 감사위원회에 현대그룹 이사회 이사 4명을 상대로 550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앞서 쉰들러 회장은 한 언론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가 증자까지 실시해 마련한 자금을 부실 계열사 유상증자에 사용한 것 아니냐”며 “회장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하는 것은 국제 상거래 관행에 어긋나고 (외국인의) 한국 투자를 막을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쉰들러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그룹 계열사간 순환출자 구조 ▲주주 우선배정권을 무시한 유상증자 실시 ▲계열사 지원 위한 자산담보 제공 등 현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의 지적에 “의도적으로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일 “이번 유상증자는 내년 상반기 예정된 회사채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라며 “쉰들러가 왜곡된 시선과 흠집내기를 통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많은 회사들이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지 못해 현금상환을 하고 있다”며 “(현대엘리베이터 또한) 올해에만 1800억원을 상환했고, 내년에도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선제적인 자금 확보를 유상증자를 계획한 것”이란 설명이다. 무엇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가 ‘승강기사업부 인수’를 위해 주주권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2004년부터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그룹이 대규모 자금 수요가 있을 때마다 자금 지원을 빌미로 승강기사업부를 넘겨줄 것을 요구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상증자를 할 때마다 입장을 번복, 주주권 남용 논란을 일으켜 왔다. 지난 3월에도 유상증자 결정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현대엘리베이터를 압박함으로써 승강기 사업 부문을 인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이유로 해당 소송을 기각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을 위한 무리한 파생상품 계약과 자금 지원은 현대상선을 우호지분 확보를 통해 범 현대가로부터 현 회장의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상선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된 이후 현대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계열사다.지난 2006년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최대주주 자리를 놓고 벌인 분쟁이후 현대 현대그룹은 현대그룹 지분과 우호지분을 포함해 현대상선 지분이 46%나 된다. 최대주주가 우호지분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은 보통 20~30% 수준인 것으로 보면 외부의 경영권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과도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말뚝경영’으로 이로 인해 그룹 경영 악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현대상선은 지난달 제출한 분기 검토 보고서에서 내년 9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금융부채 등 유동성 위험이 3조원을 넘는다. 현대증권도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각종 금융부채가 3조5600억원을 넘고, 현대로지스틱스는 11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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