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추천 이사제 반대"…상법 무시한 KB금융 이사회 '권력남용'

산업 / 유승열 / 2018-03-07 16:42:05
이사회, 주주제안 반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br>"내부 프로세스 따르지 않아 반대…어불성설"
▲ 7일 오후 국민은행 노조와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Toyo Economy>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KB금융지주가 주주 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추천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노동조합이 상법을 무시한 권한남용이라고 비판했다.

7일 국민은행 노조와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B금융 이사회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의결권 대리행사권유가 상법에 따른 주주의 권리를 무시하고 이사회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5일 KB금융 이사회는 KB국민은행지부 등이 주주들의 위임을 얻어 실시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포함한 3건의 주주제안에 반대의견을 표명하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다트에 공시했다.

사외이사 추천의 경우 자체적으로 정한 내부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KB금융 이사회는 "이사회 운영의 효율성과 구성의 다양성을 조화시키면서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온 현행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및 검증 제도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KB금융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반대한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경영진을 감시하기 위해 선임된 이사회가 채용 비리 등 최근의 문제에 침묵하면서 오히려 직원들이 주주 자격으로 실시한 주주제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은 '권한 남용' 이라며 비판했다.

특히 소수주주가 적법하게 제안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만든 내부 프로세스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 적격성을 부정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하고 법률의 정당성을 짓밟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상법' 제363조의 2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36조는 소수주주의 합법적인 주주제안을 보장하고 있다.

노조는 상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제안 제도는 이사회가 '사전검증을 이유로 주주에 의해 추천된 후보를 탈락시킬 수 없도록 한 제도인데, 법 취지를 무시하고 회사 임의로 검증하고 재단하는 것은 명백한 이사회의 권한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KB금융 이사회가 '주식을 단 1주라도 소유하고 있는 주주라면 누구든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는 주주의 권리는 주식 수에 비례한다는 '주주평등권'을 무시하는 제도이며, 주주자본주의의 기본 원칙과도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KB금융 이사회는 '낙하산 인사의 이사 선임 배제(제7-1호 안건)'와 관련해 "소위 '낙하산 인사'의 불공정한 이사 선임 등 주주제안에서 우려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번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새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이 친 정치권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윤종규 회장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 측은 윤 회장이 '도덕성' 등 평가 항목에서 몇 점을 받았는지 밝혀달라는 노조의 질의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며 "채용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윤 회장의 연임을 승인해 준 이사회 역시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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