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금융 꼼수 마케팅③] “치매보험 들으세요”...공포마케팅으로 불티 실상은?

산업 / 문혜원 / 2019-04-12 09:20:10
업계안팎,“약관·치매기준”난해..“보장비율 공개·상품단순화 해야”
금융당국, ‘불완전판매 우려 감리·리스크조사’진행..“상반기 중 결론 낼것”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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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문혜원 기자] # 자 보세요, 치매유병률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금 드는 것이 좋아요. 후에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가족 분 중에 치매환자가 있다면 드는 것이 현명합니다. 보험료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무해지 환급으로 나와서 ‘저축성보험’으로 많이들 가입하고 있어요.


최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질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이 기존의 주춤했던 ‘중증치매보험상품’에 ‘경증’보장을 더하면서 새롭게 드라이브해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중증치매만 주던 진단비를 경증까지 풀어준다는 면에서 속속 가입하는 모양새다.


한 소비자 A씨는 “최근 남편이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고 가족력에 치매환자도 있어서 불안한 마음에 치매보험을 들었다”면서 “치매가 완치가 없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치료비용이 많이 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보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이런 소비자들의 ‘언제가 나도?’라는 심리적 상태를 이용해 일종의 공포 마케팅 판매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보니 ‘어쩌다 가입’이 더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통계청의 치매유병률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었다. 따라서 오는 2050년에는 치매 환자가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앙치매센터는 2016년 6월부터 1년간 전국 60세 이상 5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전국 치매역학조사’ 결과를 작년 12월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도입해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했다. 그러면서 보험사에 치매보험상품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간 전례에도 없던 치매보험상품 관련 판정기준 및 보장범위가 달라지는 등 상품개발 활성화를 줬다는 평이다.


치매보험상품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공론화되면서 보험사들은 이에 힘입어 올해초부터 중증, 경증보장까지 가능한 상품개발에 열을 올렸다.


보험사들은 치매보험의 보장 범위를 경증 치매까지 넓히고, 경증 치매는 임상치매척도(CDR) 1점에 해당하는 가벼운 증상부터 포함했다.


현재 대부분의 주요 대형보험사중심으로 치매보험상품이 출시된 상태다. 이 중에서 가장 핫한 보험사는 한화생명이다. ‘간병비 걱정 없는 치매보험’은 출시 2개월 만에 11만 건, 3개월 만에 16만 건을 넘는 가입 실적을 올렸다.


그 뒤를 잇는 보험사는 삼삼성생명의 ‘종합간병보험 행복한 동행’상품이다. 이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수 4만2000건을 기록했다. 이어 흥국생명은 지난해 7월 치매간병보험을 출시해 지난 2월 말까지 약 13만 명이 가입했다.


손해보험사로는 KB손해보험이 히트를 끌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진단비(최대 5000만원)를 높이고 가입 가능 연령을 낮췄다. 특히 ‘ABL 간편가입 치매보험(무해지환급형)’은 보험료 납입 기간 중 계약을 해지했을 때 해지환급금을 주지 않는 대신 매월 내는 보험료를 낮추기로 했다.


치매보험상품이 인기를 끌게 되자 보험사들의 경쟁과열 양상·치매 판단 기준 애매모호하고 법적 근거도 없다는 점에 사회에선 우려를 제기해 문제의 초첨을 두기 시작했다. 특히 보험 약관해석과 보험료 적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이밖에도 무해지·저해지 상품은 보험료 산출에 해지율이 반영되는데, 해지율이 보험사 입장에선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인 만큼 이에 대한 관리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은 커졌다.


이와 관련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지위험은 보험사가 노출될 수 있는 다양한 위험 군에 속해 있다”면서 “현재 무해지·저해지 상품과 관련한 경험 데이터가 부족하다. 해지위험 등 계약자 행동에서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논란과 우려섞인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에 대한 리스크·감리조사에 들어갔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중으로 의료 자문을 받아 사후 감리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보험사의 영업수단에만 혈안된 마케팅이 아닌 자세한 상품을 하려는 태도근절, 가입비율·재무성 공개가 아닌 실제 상품에 대한 보장비율을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서도 공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국장은 “또한 보험사가 보험료를 측정할 때 CDR(임상치매척도)를 반영해 위험률을 계산할 것인지, CDR 외에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 위험률도 계산한 것인지, 요율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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