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끝나지 않은 채용비리 논란...부정합격자 여전히 근무

산업 / 문혜원 / 2018-09-12 08:57:42
‘은행 채용모범규준안’강제성 부족·‘부정합격자 취소’ 등 법적인 장치 만들어져야
<이미지출처 : 게티이미지 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은행권이 특혜 채용으로 성적이 조작된 부정합격자들이 버젓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채용비리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 이에 일각에서는 ‘은행 채용모범규준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검찰이 하나은행의 지난 2014년 채용 당시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응시자 2명을 합격으로 뒤바꿨고, 1차 면접 점수가 미달된 4명도 합격 처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내용을 자세히 보면 하나은행은 이른바 SKY대학 출신을 뽑기 위해 당락을 조작한 건수가 밝혀진 것만 11명에 달했다. 하나은행 외에도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의 채용비리 부정으로 합격한 입사자들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결과가 바뀐 것은 추천인 ‘JT’(김정태 회장 추천)로 인해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2016년에도 조직적으로 관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은행장은 서류·합숙면접·임원면접 등 각 전형의 불합격자를 특혜 합격(2015년 9명, 2016년 10명)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은 비서실을 통해 청탁자 명단을 채용팀에 전달하고 성적조작을 통해 일부 청탁지원자들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같은 채용 비리에 실무자만 구속 처리된 상태다. 현재 최고 징역 4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신한은행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 관련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자들은 서울동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검찰은 신한은행 전 인사부장 이 씨와 김 씨에게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현재 검찰은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자 수십 명을 파악해 조사 중이다. 채용비리 당시 은행장이었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소환 시점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은행들은 부정합격자들이 다니는 이유에 대해 검찰과 법원의 판결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만큼 면직 등의 처분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정합격을 이유로 감봉, 면직 등의 처분을 내리면 근로기준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종 판결이 내려진 후에야 은행 자체적인 내부 징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부정합격자 배출, 채용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 만들어진 ‘은행 채용모범 규준안’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만들어진 채용규준 가이드라인에서는 근본적으로 부정채용을 막는 조항이 빠져 있다는 설명.


즉, 채용모범안의 실효성을 가지려면, 채용 편법의 여지 등을 막는 처벌조항·부정합격자 채용취소·인사관련담당자 징계 조항 등 강제성을 띈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금융경제학 교수는 “필기시험 도입 등과 같은 것은 객관성을 담보로 만든 제도이긴 하지만 지금 채용비리 문제가 없어지는데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며 “인사 구조에 있어 삐뚤어진 사회구조자체가 바뀌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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