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한화' 제일화재 인수전, 누가 웃을까

산업1 / 토요경제 / 2008-04-29 09:35:11
제일화재 지분경쟁 본격화…공개매수로 출혈경쟁 불가피

지분 과반 확보가 관건…최대주주 변경 변수
두 그룹, 인수 성공 발판삼아 업계 2위 기대


제일화재를 인수하려는 메리츠화재에 한화그룹이 제동을 걸면서 두 그룹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의 최대주주인 김영혜 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인수제안서가 지난 24일 시한이 종료된 가운데 한화 김승연 회장측이 '백기사'를 자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은 김영혜 의장의 동생으로 지난 21일 경영권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는 이미 주식 매집에 나서고 있으며, 메리츠화재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안정적 지분이라고 여겼던 '지분 30%'를 당장 상향조정하는 게 불가피해졌다.


한화와 메리츠화재 간의 지분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현재 제일화재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두 그룹은 과반 지분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과반 지분 확보 경쟁 치열


한화그룹은 한화건설 등 5개 계열사를 동원해 추가로 25∼30%의 제일화재 지분을 사들인 뒤 김 의장과 회사 임원들이 가진 21.11%와 합쳐 50% 안팎을 확보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가 지난 22일부터 주식 매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2, 23일 이틀간 제일화재 주식의 매수 창구 1위 증권사가 한화증권이었기 때문이다. 또 한화 계열의 동일석유는 22일 제일화재 6500주를 샀다.


메리츠화재 역시 25일 이사회에서 구체적인 M&A 전략을 확정하고 주식 매입에 뛰어들었다.


제일화재 주식은 23일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됐지만 6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이나 한화그룹 모두 과반 지분 확보를 위해 출혈 경쟁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또 메리츠와 한화는 모두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6.55%)이나 그린화재 및 이영두 회장(4.5%)을 붙잡기 위한 물밑 다툼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로 출혈 불가피할 듯


시장에선 주식 공개매수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누가 더 높은 주가를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가 기간과 물량, 가격 등을 정해 주식매수에 나서면 한호는 더 높을 값을 부를 수 있고, 메리츠는 다시 수정 공개매수로 값을 올려 부를 수 있다. 결국 누가 승자가 되건 출혈이 상당할 수 밖에 없는 구도다.


제일화재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해 한화에 몰아줄 가능성도 있다. 메리츠화재의 지분율을 떨어뜨리면서 대규모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KB자산운용이나 그린화재 등이 반발할 수 있다.


경쟁이 극에 달하면 어느 한 쪽이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다. 상대편에게 자신의 지분을 넘기는 것이다. 가격 타협점만 찾으면 인수에 성공한 쪽이든 지분을 넘긴 쪽이든 모두 손해 볼 게 없다.


제일화재 인수전의 최대 변수는 대주주 변경 승인 문제다. 보험업법상 보험사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거나 최대주주가 될 때는 사전에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한화의 경우 김영혜 의장이 김승연 회장 누나여서 특수관계인에 해당돼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하면 계열사별로 제일화재 주식을 1% 이상 사지 못한다.


메리츠화재 계열사의 경우 이 승인이 나기 전까지는 회사별로 9.99%까지만, 한화 계열사는 0.99%까지만 제일화재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주주 변경 승인에는 보통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가 걸린다"고 말했다. 한화는 22일 이를 신청했으며 메리츠는 25일 이사회 후 신청서를 냈다.


업계 2위 청사진 제시


메리츠화재와 한화 모두 제일화재를 인수해 모두 손해보험업계 2위권으로 뛰어오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손보업계는 매출(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30% 수준인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이 15% 안팎으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제일화재는 점유율 3.5% 수준에 6위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에 강점이 있다고 평가되면서 그린화재와 함께 유력한 M&A 매물 중 하나로 꼽혀왔다. 대기업과 연결고리가 없는 손보사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무 구조가 탄탄하진 않다. 지난해 말 -383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이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138.7%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한화측은 장기손해보험이 강한 한화손보와 제일화재가 합칠 경우 기업 문화가 친숙한 점 등이 시너지로 작용되며 장기적으로 2위권에 오르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그러나 한화손보는 매출 8503억, 시장 점유율 3.0% 수준이어서 두 회사를 합쳐야 당장 6위 수준이다.


메리츠화재 또한 제일화재 인수를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내세웠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에서 빅5의 '막내'로 꼽히는 회사. 시장 점유율은 8.1%며 제일화재와 합치면 11.6%가 된다.


메리츠화재는 인수건이 성사될 경우 여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해져 2010년엔 시장 점유율 15%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쯤 되면 업계 2위 그룹들과 어깨를 겨루는 수준이다.


메리츠화재측은 "한화손보와 제일화재의 합병은 전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한화그룹이 계열사 자금으로 제일화재를 매입하면 계열사 주주는 물론 일반 소액주주들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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