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은 에스원 또 사고

산업 / 토요경제 / 2008-04-21 09:17:23
도난현장 출동시간 조작 의혹…피해자 "계약서도 위조"

에스원 "제 시간 출동" vs 피해자 "의문투성이"
고객 정보 이용 범죄 끊이지 않아…관리 문제


국내 최대 경비업체인 에스원이 또 사고를 쳤다.


에스원 직원이 고객 사무실 금품을 훔치는 강도짓을 하는 것도 모자라 이번엔 도난 사고 배상금을 물지 않기 위해 출동시간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고객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친 에스원 소속 직원 최모씨가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지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사건이 일어난 것.


에스원이 고객에게 피해를 줘 언론에 알려진 것만 해도 지난 1년 사이 3~4건에 이른다. 고객의 안전을 지킨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에스원측은 "책임을 통감하고 대책마련에 힘쓰겠다"며 말할 뿐 잇따라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출동시간 조작했나?


지난해 12월 서울 광진구에서 이동통신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씨(43)는 판매점에 도둑이 들어 휴대전화 100여대 등 4000여만원 어치의 피해를 입었다. 김씨는 2006년 9월부터 에스원과 경비계약을 맺은 상태. 이에 도난 사건 발생의 책임을 물어 에스원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에스원은 "침입 경보가 울린 뒤 제 시간에 출동했으므로 회사 책임이 없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그러나 에스원의 배상거부에 김씨는 "제 시간에 도착했다는 에스원의 설명은 의문투성이"라고 주장했다.


에스원의 전산기록에는 순찰 직원이 침입 경보 발생 1분43분 만인 새벽 3시38분59초에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돼있다. 하지만 이웃 가게에 설치된 CCTV 화면에는 에스원 직원이 현상에 도착했다는 시간보다 2분여 뒤에 헬맷 쓴 남자가 김씨 가게 앞에 세워진 승합차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잡혔다.


현장 직원은 "승합차가 나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김씨는 "그 시간에 출동했다면 승합차를 못 볼리 없고, 도둑이 1분 43초 만에 가게 문을 뜯고 휴대폰을 모두 담았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씨는 고객이 별도로 가입하는 도난보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보상한도액이 가장 낮은 1000만원짜리 보험이 가입시켰다고 주장했다.


에스원은 "김씨가 설명을 듣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설명을 들었다'는 확인서에 서명을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씨는 "확인서나 계약서의 글과 서명이 내 글씨체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에스원이 보관하고 있는 계약서와 김씨가 갖고 있는 계약서는 계약 날짜와 서명, 글씨체가 다르다.


이번 일에 대해 에스원측은 "출동 시간 기록은 정확하다"며 "보험에 대해서는 김씨에게 서명을 받은 직원이 회사를 그만둬 확인이 되지 않지만 서류조작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영업사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도난 사건 발생 당시 에스원쪽의 통신기록 등을 확보해 출동시간이 조작됐는지 등을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둑질에 성폭행 시도까지


이에 앞서 에스원 소속 직원들은 자신이 경비를 맡고 있는 고객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털고 농협 현금인출기의 돈을 훔치며 심지어 고객을 성폭행하려고까지 했다.


이에 따라 에스원은 직원 채용과 인사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에스원 직원인 최모씨(29)는 자신이 관리하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정보 통신업체 사무실에 들어가 7만원 상당의 인터넷 공유기를 훔쳤다. 범행 일체를 부인하던 최씨는 사무실에 설치된 CCTV 화면을 증거로 내밀자 뒤늦게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해당 사무실에 입주해 있던 전 고객이 지방으로 옮겨가자 열쇠를 반납하러 갔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이 있기 며칠 전에도 경기도 고양시 농협 현금인출기 강도사건 용의자가 에스원 하청업체 직원 이모씨(26)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이모씨는 자신의 형, 형 친구와 함께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인출기 카드 투입구에 일부러 이물질을 집어넣어 기계 장애를 일으키고 기계 고장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모씨를 덮쳐 퓽기로 위협하는 척하며 돈을 챙겼다. 이 과정에서 CCTV 하드디스크를 제거하고 물을 부어 망가뜨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경찰은 하드디스크를 이틀 만에 복원해 범행을 밝혀냈다.


에스원 직원은 강도짓도 모자라 성폭행 시도까지 했다.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경찰서는 자신이 경비를 담당하던 집에 침입해 강도행각을 벌이고 여성 2명을 강제 추행한 에스원 직원 노모씨(32)를 강제추행과 특수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빌라에 미리 준비한 복면을 쓰고 몰래 들어가 A와 B씨 등 20대 여성 2명을 흉기로 위협한 뒤 현금과 수표 146만원을 빼앗았다. 또 이들 여성을 폭행하고 수차례 강제추행과 함께 성폭행을 하려고 시도했다.


경찰 조사결과 노씨는 평소 수금이나 경비시스템 점검을 위해 피해 여성의 집에 자주 방문했으며 다른 가족 없이 여성들만 거주하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이사를 이유로 경비 계약이 해지돼 보안감지기가 작동하지 않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에스원은 노씨가 경찰에 검거되자 "노씨는 일주일 전에 퇴사한 직원"이라고 둘러대며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 그러나 덜미를 잡힌 에스원은 이우희 전 사장을 내세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 전 사장은 사건의 책임을 물어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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