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중, 연기로 말하다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8-08-04 10:58:10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떻게 살아왔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상이 극명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2008년 무더운 여름, SBS 월화극 ''식객''으로 안방극장에 아름다운 맛의 향연을 선사한 배우 권오중을 만났다. 영화 ''젊은 남자''(1994)로 데뷔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는 어느덧 연기로 말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코믹에서 악역까지 거치지 않은 배역이 없는 그에게, 이제 소화 못할 역은 없다. ''식객''의 봉주를 통해 권오중은 또 한 번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배우니까 모든 역할에 욕심이 나는 건 당연해요. 다만 점점 나이를 먹다보니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역을 알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선택의 폭도 좁아졌어요."


권오중이 ''식객''의 봉주 캐스팅을 확정하기 전 고민한 이유다. 그는 자신이 기존에 선보이던 캐릭터와 달리 너무 진지한 역이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기왕이면 최선의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행여 ''미흡한 나''를 들킬까하는 염려 때문이다.


걱정은 기우였다. 봉주로 변신한 권오중은 그간의 보여준 코믹 이미지를 훌훌 털어버리고 시청자들 앞에 ''봉주''로 온전히 섰다. 물론 그는 "방송 모니터를 할 때 언뜻 봉주에 완전히 빠져들지 못한 나를 발견해 창피했다"고 겸손의 말을 했다.


"솔직히 ''식객'' 첫 촬영 때는 진짜 긴장했어요. 자꾸 웃음이 나면 어쩌지 등 이런 저런 걱정 때문에요. 뭐, 처음에는 죽고 싶은 심정으로 ''식객''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자신감이 생기는 저를 발견했어요. 봉주를 통해 제 연기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됐어요."


고민 끝에 선택한 ''식객''이 배우 권오중의 연기에 깊이를 더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연기 변신한 ''식객''의 시청률이 잘 나와 기쁘다며 솔직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코믹한 작품만 주목을 받아서 많은 분들이 권오중하면 재미있는 배우를 연상하더라구요. 이제는 조금 달라졌겠죠?(웃음)"


조금, 아니 많이 달라졌다. 15년 동안 묵묵히 연기자의 길을 밟아 온 그에게 이제 어느 누구도 그를 하나의 이미지로 단정하지 못한다. 봉주가 작은 변화의 시작이었다면 앞으로 펼쳐질 권오중 연기 인생에 한계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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