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공정·투명' 채용 본격화...취준생 '신뢰도'는?

산업 / 문혜원 / 2018-09-02 15:38:07
‘무늬만 블라인드’ 지적 여전...채용비리 논란 씻을 신뢰 채용문화 자리 잡아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블라인드 채용 면접이라고 들었는데, 제가 응시한 은행은 학교별 쿼터를 정해놓고 해당 학교끼리 경쟁을 시켰어요. 사실 아직 은행들 채용비리 의혹이 여전한 상태에서 구직자들은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는 편입니다. (A은행 면접 본 구직자)


# 이번 금융권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취준생입니다. 현장면접을 신청하려는데 기재란이 혼란했습니다. 사전면접신청한 친구말로는 이름, 핸드폰 번호, 이메일 주소 등만 기재하면 된다고 했지만, 현장면접 신청서는 경력사항과 자격상항 기재란이 존재했습니다.(B은행 면접자)


실제 한 ‘금융권 취업카폐’의 ‘수다 취준생’ 게시글에서는 “면접시 완벽한 블라인드 면접이 아니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최근 신한은행 임직원 자녀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정성 문제에 우려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업준비생 ㄱ 씨는 “열심히 준비한 학생은 떨어지고 이른바 ‘금수저’의 자녀는 점수가 모자라도 합격한 것은 공정성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블라인드 채용이라며 은행들이 내세우고 있지만 그다지 신뢰는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취준생들의 반응을 아는지 ‘공정하게 투명하게 블라인드 채용’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 은행 공채에서 달라진 점은 필기시험이 부활됐다. 지난 6월 제정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에 따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 규준안’은 ▲블라인드 채용 ▲채용의 공정성 ▲외부 전문가의 참여 ▲채용서류의 보존 ▲필기전형의 실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채용인원도 확대된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은 올 하반기에 2360명 이상의 신입 행원을 뽑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9월 중순 일반직 250명에 대한 신입행원 채용공고를 낼 계획이다. 하반기 채용 규모는 총 510명에 달한다. 우리은행 신입행원 하반기 채용은 서류전형(9월 중)→필기전형(10월 중)→1차 실무면접(11월 초)→2차 임원면접(11월 말)으로 진행된다.


최종합격은 12월 중 발표된다. 1단계 서류전형에서는 외국어 능력을 우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25개국 413개에 이르는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필기전형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직업기초능력평가·경제지식·일반상식으로 구성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에서는 1차 면접에서 그룹별로 세일즈 전략을 통한 상품 마케팅을 수행하는 마케팅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객관적인 시험을 위해 논술을 폐지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관리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필기시험을 도입하기로 했다. 신한, 우리, 하나은행은 금융 관련 상식을 평가한다.


필기시험 외에 직무적합 평가도 추가됐다. 신한은행은 실무진으로 구성된 내부 평가자와 외부 전문기관이 개인의 신상정보를 모두 배제한 블라인드 방식으로 직무적합 면접을 진행한다.


일각에서 취업컨설팅을 하는 전문가들은 '블라인드 채용'방안도 좋지만, 취준생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는 채용문화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취업코치 컨설팅사를 운영하는 관계자는 “취준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선호 받던 은행이 채용비리 사건으로 신뢰가 떨어진 것은 채용문화의 구조적 문제에 있다”며 “‘무늬만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 내부의 뿌리박혀진 인사 관행을 없애는 구조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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