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제·방향제 먹고 뿌리고”…어린이보호포장 확대 다급

산업 / 이경화 / 2018-05-10 18:13:51
어린이 안전사고 매년 발생…소비자원 “생활화학제품 사고 중 만 5세 미만이 90%”
어린이 보호포장 예시. <자료=한국소비자원>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세정제, 방향제 등 가정에서 사용되는 생활화학제품을 어린이들이 마시거나 눈에 넣는 등의 사고가 매년 발생하고 있어 어린이보호 포장 대상 품목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사고예방에 효과적인 어린이 보호포장 품목이 선진국에 비해 제한적”이라며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7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5~2017년) 소비자위해감시 시스템에 접수된 생활화학제품 관련 만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 총 200건 중 만 5세 미만 어린이 안전사고가 179건(89.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던 품목은 세정제(69건, 34.5%)였다. 방향제(31건, 15.5%), 습기제거제(29건, 14.5%), 합성세제(19건, 9.5%)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유형은 음용(155건, 77.5%), 안구접촉(39건, 19.5%), 피부접촉(4건, 2.0%) 등이었다. 위해 부위와 증상은 소화기계통 장기손상·통증(153건, 76.5%), 안구 손상(38건, 19.0%), 피부 손상(7건, 3.5%) 등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비자원이 전국 만3∼4세 어린이를 키우는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 중 59.2%(296명)가 자녀가 스스로 생활화학제품 용기를 개봉한 경험이 있었다. 개봉한 생활화학제품은 세제류(32.4%), 접착제류(23.5%), 방향제류(16.6%), 염료·염색류(7.0%) 순으로 많았다. 내용물 형태(제형)는 젤·에멀션형(28.6%)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액상형(27.2%), 가루형(17.9%) 등의 순이었다.


자녀가 스스로 생활화학제품을 개봉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부모 296명 중 149명(36.4%)의 자녀는 내용물을 쏟는 등 사고위험에 노출됐다. 58명(14.2%)의 자녀는 피부에 닿거나 화학제품을 마셔 가정 내 응급조치나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응급조치나 병원 치료를 유발한 생활화학제품은 방향제류(19건, 32.8%), 세제류(13건, 22.4%), 접착제류(6건, 10.3%) 등이었고 제형은 젤·에멀션형(22건, 37.9%), 가루형(18건, 31.0%), 캡슐형(7건, 12.1%) 등이 많았다. 사고유형은 피부접촉이 37건(63.8%)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흡입·음용(19건, 32.8%), 안구접촉(2건, 3.4%)이 이었다.


국내에서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및 위해 우려 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에 따라 세정제, 코팅제, 접착제, 방향제, 부동액 5개 품목에 대해 특정 화학물질이 일정 함량 이상 있는 제품에만 어린이보호 포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 등 주요 선진국은 화학물질을 인체 유해성에 따라 분류하고 급성독성, 피부부식성, 특정표적장기독성, 흡인유해성 등을 가진 화학물질이 일정 함량 이상 포함된 모든 소비자제품은 품목·내용물의 형태와 상관없이 어린이보호포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어린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가루·에멀션·젤형 생활화학제품은 어린이 보호 포장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어린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어린이보호 포장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에게 “가정 내 생활화학제품은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어린이보호 포장 제품은 사용 후 반드시 다시 밀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환경부 등에 어린이 보호 포장 대상 생활화학제품의 확대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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