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차명자금' 세금 1조원 이상 내야할 듯

산업 / 토요경제 / 2008-04-01 09:02:41
삼성그룹 3대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3조원대의 차명관리 자금에 대해 '이건희 회장의 개인돈'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림에 따라 이 회장 일가는 배임과 횡령 혐의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1조원 이상의 엄청난 세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삼성 측이 누락한 상속 혹은 증여세와 고의적 탈루에 따른 가산세,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의 추징을 국세청에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고(故) 이병철 회장이 생존 당시 삼성생명 주식을 삼성 임직원에게 차명 분산해뒀다면 증여세를, 사후 이건희 회장에게 상속한 후 차명 분산했다면 상속세를 내야 한다. 상속이나 증여세율은 50%로 이건희 회장이 물려받은 최초의 돈에 대한 세금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상속세나 증여세의 징수시효는 사망일이나 증여일로부터 최대 15년이다. 고 이병철 회장이 사망한 시점은 1987년으로 20년이 지나 세금 추징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국세기본법 26조2에 따르면 제3자의 명의로 되어 있는 재산을 상속인 또는 수증자가 보유하고 있거나 실명전환한 경우, 상속 또는 증여가 있음을 안 날부터 1년이내에 상속세 및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 조항은 1999년 신설된 것이어서 소급적용 여부에 논란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세금 추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차명계좌의 주식이 3조원대의 거금으로 불어나는 과정에서 이뤄진 차명주식 거래에 대해서는 20∼30%씩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 측이 납부해야 할 세금 규모는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경제개혁연대의 김영희 부소장은 "차명계좌로 관리되던 주식이 새로 개설된 다른 차명계좌로 옮겨져 관리됐다면 신규 차명계좌마다 해당 자금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법에 규정하는 의무를 위반한 자에 대해 부과하는 가산세도 추가될 수 있다. 이 경우 이 회장 일가에는 무신고가산세와 납부불성실가산세가 적용된다.

무신고가산세의 경우 일반무신고가산세는 세액의 20%지만 고의성 등이 입증돼 부당무신고가산세가 적용되면 세액의 40%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수백억에 달하는 세금이 추가될 수 있다.

그러나 차명 예금 이자 및 차명 주식 배당금 소득세의 경우 차명자금 관리자들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 그동안 소득세를 납부해왔기 때문에 이 회장에게 따로 물릴 필요성은 없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특검은 삼성생명 주식으로 차명관리된 자금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소시효가 만료돼 조세포탈죄를 적용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증권에 개설된 차명계좌 1300여 개 가운데 최근에 개설된 계좌에 대해서는 사법처리가 가능한 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또 1998년 12월 에버랜드가 거래한 삼성생명 주식의 경우 2조원대의 자금이 이 회장의 차명재산으로 드러날 경우 공소시효가 남아있어 특검이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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