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계부채 심각한데 한은은 뭐하나

기자수첩 / 이경화 / 2017-03-16 10:58:39


▲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예상되면서 한국은행도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한국은행은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 흡수하고 돈이 부족하면 푼다. 그렇게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통화량 팽창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데 대한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얘기다.


책임이 있으니 이에 대한 대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한은의 최근 행보를 보면 가계부채 문제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기준금리 운용 기준을 물가나 가계부채보다는 정치·대외경제 불확실성에 더 무게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억제를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 유동성을 줄여나가야 하지만 미국금리·가계부채 부담에 선제대응하지 못한 채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버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정례 간부회의에서 “한은 정책변화에 영향을 줄 만한 여건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층 분석해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시기를 놓쳐 효과가 없으면 공염불이 될 수 있다.


우선 가계부채 급등세가 꺾이질 않는다.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넘겼고 정부의 은행권 대출 규제 강화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수차례 대책에도 잡지 못했던 가계부채에 화들짝 놀란 정부는 상반기에 또 대책을 내놓겠다고 나섰다.


급등한 물가도 가계부채와 연관이 깊다.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의미) 산출의 근거가 되는 통계청 가계 동향은 온통 마이너스로 채워졌다. 현실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서민들은 생활을 위해 가계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과도한 빚에 시달린 나머지 소비 여력은 바닥나는 악순환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한은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물가안정의 책무를 소홀히 여긴 대가다. 한은은 가계부채와 관련 이렇다하게 눈에 띌 만한 보고서도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지난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서는 한은이 저축은행중앙회로부터 가계대출 통계를 받아쓰는 과정에서 통계 오류가 발생해 한은 담당 팀장이 직위 해제되는 일도 있었다. 국내총생산(GDP) 등 국가의 주요 통계를 작성하는 최고 기관이라는 권위를 자부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금융안정 기능을 가진 한은은 매달 두 번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발표되는 통화정책방향에 어떤 금융안정 문구를 넣을지 고심해 결정한다. 그보다는 가계부채 동향을 매주 점검해 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최선의 방법일 듯하다. 가계부채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특효약은 없더라도 금리운용의 핵심이 가계부채임을 감안할 때 직접 실천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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