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보호무역…고립되는 韓 기업

산업 / 여용준 / 2017-03-08 13:14:38
中, 롯데마트 잇따라 '영업정지'…美 백악관 "삼성·LG, 불공정 무역행위" 비난
▲ 7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위키피디아>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 미국 등 정부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난과 보복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치이면서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 기업들이 고립되는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8일 중국과 한국 롯데에 따르면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 초콜릿 공장은 최근 중국 당국의 소방 점검을 받았다.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은 미국 허쉬와 롯데제과의 합작법인으로 미국 측 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생산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점검 당시 분위기로 미뤄 오늘내일 생산중단 조치 공문을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일 오후까지 중국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롯데마트 중국 지점 수는 모두 39개에 이른다.


현재 중국 현지 전체 롯데마트 점포가 99개인 것을 고려하면 3분의 1 이상이 현재 문을 닫은 셈이다. 영업정지 조치 사유의 대부분은 소방법, 시설법 위반이었다.


지역별로는 상하이 화둥(華東)법인이 운영하는 장쑤(江蘇)성(29개)·안후이(安徽)성(2개)·저장(浙江)성(4개) 등의 35개 점포와 동북법인이 운영하는 랴오닝(遼寧)성 소재 2개, 화북법인 관할 허베이(河北)성 점포 2개 등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앞으로 영업정지 점포 수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이같은 보복은 롯데 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같은 보복이 관광·유통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 금지령을 내리면서 가장 큰 중국 손님을 잃게 된 여행, 면세점, 호텔업계 등은 당분간 위기가 불가피해졌다.


LG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방한 유커의 총지출액은 전체 관광객 총지출액의 62.5%인 15조70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여행수지는 그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0.5%에 해당한다.


유커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면세점 업계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서울 시내면세점이 대거 늘어나면서 면세점 업계의 손실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12조2700억 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70%인 8조6000억 원 정도가 중국인 구매액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화장품 등 소비재가 이미 보복을 당하고 있거나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 뿐 아니라 미국 백악관에서도 한국 기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무역 정책을 총괄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지난 6일 “LG와 삼성 등이 덤핑관세 부과 확정을 받은 이후 관세 회피를 위해 중국에서 베트남과 태국으로 생산지를 옮겨 다니며 불공정 무역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바로 위원장은 이날 전국기업경제협회(NABE) 총회 연설에서 “이는 바로 무역 부정행위이므로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수천명의 미국인을 실업자의 대열에 서게 하고, 월풀과 같은 기업들이 수백만달러의 손실을 보게 해 전체 국제질서의 기반을 심각하게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공장에서 만든 가정용 세탁기에 대해 각각 52%와 3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이들 두 업체가 중국이 아닌 베트남, 태국 등지에서 생산한 물량을 미국에 수출해 반덤핑 관세 부담을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나바로 위원장이 한국 기업을 직접 거명해 공개석상에서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의 작년 대미 무역흑자는 277억달러(약 32조원)로 미국의 전체 무역상대국 중 8위 수준이다.


그는 이날 “핵심 정책 목표는 무역적자 감축”이라며 “이는 국가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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