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미국길 '운명의 날' 밝았다

산업1 / 여용준 / 2017-11-22 17:09:01
美 ITC 세탁기 세이프가드 권고안 21일 발표…내달 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br>세이프가드 발동시 1조원 세탁기 수출 '타격'…삼성·LG, WTO 제소 등 대책 마련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가 미국 시장에서 중요한 기로에 섰다. 미국 가전기업 월풀이 요청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권고안이 21일 12시(현지시간)쯤 발표될 예정이다. 이 권고안에 따라 1조원에 이르는 미국 세탁기 수출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 5월 ITC는 삼성과 LG의 세탁기 수입 급증으로 미국 산업이 중대한 피해를 봤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제재 수위를 어느 정도일지 관건이라는게 업계 의견이다.


ITC에 세이프가드를 요청한 월풀은 삼성 세탁기에 57~58%, LG 세탁기에 39~40%의 관세를 제안했다. 이에 삼성과 LG는 고관세 대신 저율관세할당(TRQ)을 역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TRQ는 일정 물량에는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할 경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삼성과 LG가 ITC에 제안한 TRQ 할당은 145만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LG는 글로벌 TRQ로도 50% 관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세탁기 수입을 줄일 수 있고 이 방안은 소비자나 삼성과 LG의 미국 가전 공장 운영에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더 적절한 조치라는 주장이다.


앞서 삼성과 LG는 각각 2018년과 2019년에 현지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이 감소하기 때문에 별도의 수입제한조치가 필요 없고 부품 관세는 현지공장 운영에 차질을 줄 것이라고 지난달 20일 열린 세이프가드 공청회에서 강조했다.


또 공청회 당시 삼성과 LG가 각각 현지 가전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와 테네시주에서 주지사와 장관 등 고위인사들도 참석해 세이프가드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ITC가 어느 정도의 제재 권고안을 내놓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현재 알려진 바에 따르면 ITC에서 도출된 권고안은 모두 4가지로 4명의 의원이 모두 다른 권고안을 냈다는 의미다. 만약 이들 권고안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ITC는 각자의 안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게 된다.


다음달 4일까지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하면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와 최종 수위를 결정해 발표하게 된다. 지난 7일 한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포함한 공식일정에서 단 한 번도 통상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등 이를 유추할만한 배경이 없는 상태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월풀의 주장을 수용해 강도 높은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1조원 규모의 미국 세탁기 수출시장이 타격을 입게 된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삼성전자보다는 LG전자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영업이익에서 반도체의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세탁기의 수입제한으로 기업 전체에 받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9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체 14조5000억원의 60%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LG전자는 스마트폰의 부진 속 TV와 생활가전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태라.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또 태양광 전지까지 미국 수출길이 막힐 수 있어 더 심각한 상태다.


앞서 ITC는 이달초 태양광 전지에 대해 세이프가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한화큐셀과 현대중공업, LG전자 등이 수출에 타격을 입게 됐다. 현재 이들 기업은 현지 로펌을 섭외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한편 삼성과 LG는 ITC의 제재 수위에 따라 정부와 함께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WTO 세이프가드 이사회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삼성과 LG의 세탁기 공장이 있는 베트남에 공조를 요청하는 등 다방면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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