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 있고 ‘장애인’은 없었다…우리은행, 채용 안하고 벌금 46억원 냈다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4-20 16:16:19
장애인 고용률 1.14%, 법정 기준 3.1%에 턱없이 부족
고용부담금 46억7000만원 ‘최다’… KB국민은행보다 14억원 더 내
“사회공헌 생색내기보다 실질적인 직무 재설계 시급”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우리은행이 ‘상생금융’과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 고용’이라는 사회 공헌 실행에서는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 중 장애인 고용률은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가장 많았다. 

 

▲ 우리은행 본점/사진=연합뉴스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발간한 ‘2025년 기업체장애인고용실태조사’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KB국민은행 1.67%, NH농협은행 1.59%, 하나은행 1.48%, 신한은행 1.23%, 우리은행 1.04%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에도 우리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1.14%에 그쳤다. 이는 민간기업 법정 의무고용률인 3.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가장 높은 고용률을 보인 KB국민은행(1.63%)과 비교하면 0.49%포인트의 격차가 나며, 실제 채용 인원에서도 우리은행(147명)은 NH농협은행(239명), KB국민은행(231명)에 비해 현저히 적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 “채용 대신 벌금”…고용부담금만 46억원 ‘불명예’

이 같은 고용 외면은 고용부담금으로 이어져 지난해 우리은행이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46억7000만원에 육박했다. 5대 은행 중 가장 큰 액수로 KB국민은행(32억5000민원)보다 약 14억원이나 더 많은 금액을 벌금 성격의 부담금으로 지출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얻는 은행들이 장애인 채용을 위한 환경 개선에 투자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처리가 용이한 부담금 납부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장애인의 날을 맞아 ‘WOORI 가족봉사단’을 통해 음성도서 제작, 무장애 환경 점검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회성 이벤트가 처참한 고용 지표를 가리기 위한 ‘이미지 세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KB국민은행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의 협력해 장애인 채용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으며 직무 경험 프로그램과 인턴십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또 장애인의 날을 맞아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장애인 스포츠 후원과 교육 지원 등 활동을 병행하며 포용금융 실천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ESG 경영을 강조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공시하지만, 실제 데이터로 드러나는 장애인 고용 수준은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공시 내용과 실제 경영 행보 사이의 간극이 크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고질적인 장애인 고용 미달을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 채용을 넘어선 ‘직무 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박사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수행 가능한 업무가 충분히 존재한다”며 “특정 직무를 구분하기보다 직무 자체를 세분화하고 재설계하여 장애인이 조직 내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우리은행이 진정한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점포 폐쇄로 인한 소외계층 배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장애인이 금융 조직의 일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는 실질적인 채용 혁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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