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해법에도…‘파리바게뜨 사태’ 남은 불씨 어쩌나

산업 / 이경화 / 2018-01-12 15:52:40
노사 ‘상생법인 설립’ 타결…자회사서 배제된 협력사·제3노조 갈등 표출 따른 ‘봉합’도 시급
1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진행된 파리바게뜨 노사 상생협약식에서 노사와 정치권, 시민단체, 양대노총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PC그룹>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파리바게뜨 노사가 불법파견 사태의 해법을 찾는 데 성공했지만 협상에서 배제된 협력업체와 제3노조 사이에 남은 갈등의 불씨는 막바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리바게뜨 본사는 제빵사 전원을 직접고용에 준하는 고용형태로서 자회사 고용을 수용했다. 상생법인 운영방식에 대한 노사 간 큰 틀이 합의되며 일단 급한 불은 끈 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본사와 민주·한국노총 제빵사 노조는 11일 노사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가맹점주와 본사가 참여하는 상생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새로 출범하는 상생법인은 본사가 51%의 지분을 보유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한다. 기존 설립된 본사·협력업체·가맹점주 3자 합작회사인 해피파트너즈의 사명은 변경되고 근로계약서도 모두 새로 쓴다. 노조 요구에 따라 협력업체는 등기이사나 주주에서 완전히 배제되며 대표이사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본사 임원이 맡기로 했다.


제빵사들의 고용안정·처우도 크게 개선된다. 급여는 평균 16.4% 인상되고 건강검진 등 복리후생도 본사 정규직 직원 수준으로 높인다. 한 달에 6일이던 휴일은 8일로 늘리고 휴일 대체인력 500명도 추가 채용한다. 지난해 민주노총이 파리바게뜨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은 취하하고 소송비용은 본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본사는 162억여 원의 과태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 점, 노조는 사측으로부터 추가 근로조건을 이끌어 낸 점에서 명분과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 제3노조인 해피파트너즈 소속 노조는 자회사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지난해 12월 8일 강남구청에 노조 설립 신고를 하고 신고증을 받았다. 설립 이후 조합원 수가 7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양대 노총 노조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들은 지속적으로 조직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해피파트너즈 노조 관계자는 본사와 양대 노총의 협상 타결과 관련해 “우리와 협의되지 않은 일방적 발표”라며 “해피파트너즈 사명 변경이나 근로계약 등의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3노조 소속 제조 기사 중 다수는 본사 간섭 등이 싫어서 해피파트너즈로 온 분들”이라며 “본사가 자회사가 돼 제조 기사들을 관리한다는 것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초 상임집행회의를 통해 노조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별도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합작법인에서 빠진 협력업체 달래기도 시급한 과제다. 업체 12곳 중 8곳은 파리바게뜨에만 인력을 공급했던 만큼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본사는 협력업체 대표들을 자회사의 지역별 본부장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혀있다. 파리바게뜨는 협력업체에 금전적 보상을 할 예정이다. 다만 보상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 반발로 문제가 다시 꼬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협력업체는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 마련에 나섰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적절한 보상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등 남은 과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파리바게뜨 사태는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 협력 파견업체 소속 제빵사 5309명을 불법파견으로 규정하고 파리바게뜨 본사에 대해 직접고용 시정지시를 내리며 촉발됐다. 이후 고용부는 12월 20일 직접고용 명령 대상자 가운데 직고용 포기 동의서를 제출한 3682명을 제외한 1627명에 대해 1인당 1000만원씩 모두 162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용부는 이번 노사합의에 따라 파리바게뜨에 부과하기로 한 과태료를 없던 일로 하고 파리바게뜨 경영진에 대한 수사도 하지 않을 방침이다. 파리바게뜨도 정부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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