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관영업 새해부터 '치열'

산업 / 유승열 / 2018-01-10 09:25:13
서울시, 주택도시기금 등 수탁은행 선정<br>과도한 출혈경쟁, 소비자 부담 전가 '우려'
<사진=Toyo Economy>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은행들이 연초부터 기관 영업에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관의 주거래은행이 되면 수십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직원이나 거래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에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과열경쟁으로 인해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이달 중 서울시금고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선정된 은행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하게 된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31조8000억원이다.


서울시금고는 1915년 경성부금고 시절부터 100년 넘게 우리은행이 맡고 있다. 2014년에도 우리은행과 다른 시중은행들이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결국 우리은행이 선택됐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은행이 서울시금고를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은행으로 넘어갈지를 놓고 관심이 집중된다.


17개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단수 금고제를 운영하는 서울시가 이번 입찰을 앞두고 단일 금고제를 유지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날까지 입찰을 받는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 선정도 관심사다.


주택도시기금은 주택을 살 때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을 비롯해 주택청약저축예금, 기금운용을 통한 수익금 등으로 조성된다. 총자산은 2016년 말 기준 148조9000억원이다.


지금은 우리은행(간사은행)과 국민·신한·하나·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이 수탁은행을 맡았지만, 국토교통부가 한 곳을 줄이기로 하면서 어느 은행이 탈락할지 주목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외화금고 은행도 내달 13일까지 각 은행에 제안서를 받는다.


외환 금고 은행은 국민연금의 외화자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은 우리은행이 맡고 있다.

이밖에 건설근로자공제회도 수탁은행을 선정하고 있다. 3년간 건설근로자공제회의 위탁자산을 관리하게 된다.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지난해부터 치열하게 경쟁 중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대결도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신한은행이 5년간 맡아오던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을 따냈다.


신한은행도 국민은행을 제치고 우리은행, 하나은행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제2 여객터미널의 은행·환전소 사업자를 차지하는 등 기관 고객 유치를 놓고 뺏고 뺏기는 쟁탈전을 펼쳤다.


문제는 은행들이 기관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면서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은행은 경찰공무원 대출 사업권을 따오면서 최저 1.9%의 대출금리를 제시했고,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이 되면서 수백억원의 전산 인프라 비용을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6대 은행의 시 금고 관련 출연금 규모는 1조원에 달했다.


은행들이 기관 영업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개인 고객의 대출금리나 수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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