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하지 않은 회복세"…한은 기준금리 연 1.5% '동결'

산업 / 유승열 / 2018-03-02 17:04:17
물가부진에 수출에도 '경고등'…커져가는 불확실성<br>내달로 다가온 美 금리인상…금리역전 현실화 '우려'
지난 1월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50%로 유지됐다. 물가가 부진을 이어가는 데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탓이다.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면 양국 정책금리가 10년여 만에 역전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두번째 동결이다.


이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신중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평가됐다.


경제회복세가 더욱 견고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더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은 6년 5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했지만, 추가 인상은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물가가 목표 수준에 다가갈 정도로 경기회복세가 견고해질 때까지는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견해를 냈다.


하지만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0%로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조적 물가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부진했다.


이에 더해 미국 보호무역주의가 강화하면서 한국 경제 성장동력인 수출에 경고등이 켜졌고 GM 군산공장 폐쇄 등이 겹치며 고용 전망도 밝지 않다.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한은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면 올해 경제성장에서 긍정적으로 전망고 있는 부문은 민간소비와 상품수출"이라며 "이 가운데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빠르게 부각되고 있어 수출 불확실성이 국내 경제성장의 주요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에도 고공행진을 계속해 145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도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이 지난주 발표한 '2017년 4·4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신용 잔액은 1450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8조4000억원(8.1%) 증가했다. 가계신용 규모는 한은이 2002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최대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90%가 넘는 가계빚 수준은 저금리 장기화의 부작용으로, 민간 소비 위축과 금융안정 훼손을 초래할 수 있는 '뇌관'이다.


다만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양국 정책금리는 2007년 8월 이래 처음으로 역전된다.


금리가 역전될 경우 국내 자본이 해외로 유출돼 한국 경제에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


미 금리 인상은 당초 올해 2~3회로 예상됐는데 최근 고용지표 등이 호조를 보이며 3~4회 전망이 늘고 있다. 미국 10년 물 채권금리는 급등해 3%에 육박한다.


다만 한은은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곧바로 따라서 인상하진 않는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통화정책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향후 성장과 물가, 거시경제 여건과 금융안정 상황 등도 중요하단 것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실물경제에도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금리역전을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 유럽과 영국 등도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흐름이어서 우리도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춰가야 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1~2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르면 5월, 혹은 7월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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