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 100일…정부 성패 가늠

산업 / 토요경제 / 2008-02-26 09:47:55
‘대공황’으로 미국 경제가 휘청대던 1993년, 루즈벨트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100일 회의를 소집했다. 자신의 공약인 ‘뉴딜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 기간 동안 제도적 틀을 거의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그 후 미국정가에서 대통령 취임 후 100일은 특별한 의미다. 정부의 목표를 단계적으로 수립하고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새 정부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출범하게 됐다. 이명박 신임 대통령은 25일 취임사에서 “올해를 ‘대한민국 선진화 원년’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미국식 논리라면 이명박 정부가 취임 초 100일 동안 어떤 방식으로 어려운 경제 문제에 접근하느냐에 따라 임기동안 ‘선진화의 문턱’을 넘어서느냐가 판가름 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747(7% 경제성장, 1인당 4만 달러, 세계7대 강국)’ 전략을 바탕으로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정책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새 정부는 녹녹치 않은 문제에 당면해 있다.

◇물가 급등 ‘빨간불’

우선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가 난제 중에 난제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3.9%)은 3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21.2%)을 보였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최고치다.

생필품, 식료품 등 서민친화적 품목에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최근 라면값의 인상을 앞두고 자장면, 제과품 등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를 조짐이다.

여기에 이미 사립대 대부분이 10% 안팎의 등록금 인상할 방침이고, 일부 국립대도 인상에 합류할 태세다. 연초 공공요금도 들썩이면서 서민 생활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국제유가불안+세계 경기침체=스태그플레이션?

더군다나 국제유가 상승과 세계경제 침체는 우리정부가 손쓸 수 없는 영역인 만큼 새 정부에는 더욱 골칫거리다.

특히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수준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물가도 여기에 춤을 추고 있다. 올 초 재경부는 “장기적으로 기름 값이 안정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현재 상황에선 전망이 무색하다.

미국발(發)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담보대출)에서 비롯된 세계경제의 먹구름은 우리경제에까지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미국경제가 서브프라임(비우량담보대출)에서 비롯된 경제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유럽 일본 등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중국은 되레 세계의 물가상승을 주도하며 ‘인플레이션의 수출국’으로 지목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우리경제 위험요인들 때문에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경기가 바닥을 헤매는 이른바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무리한 고성장 정책’→‘물가 급등’→‘소비 둔화’→‘경기 침체’라는 악순환의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성장률과 금리 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한 새 정부의 역할이 막대하다.

이명박 17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만큼 국민이 새 정부에 거는 기대도 크다. 새 정부가 앞으로 걸어갈 100일간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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