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SKT+하나로' 조건부 허가… 정통부의 결정은?

산업1 / 토요경제 / 2008-02-18 10:24:20
최종 승인권 쥔 정통부, 공정위 시시콜콜 간섭에 '불쾌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지난 15일 조건부 허용을 결정함에 따라 국내 통신시장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게 됐다.

무선쪽 거인인 SK텔레콤이 유선쪽 2인자(하나로)를 거느리고, 유선쪽 거인인 KT가 무선쪽 2인자(KTF)를 거느리는 두 마리 `통신공룡' 시대가 확정된 것이다. LG그룹이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이른바 `통신 3콤'을 내세워 힘겹게 뒤쫓고 있지만 격차는 오히려 더욱 크게 벌어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공정위가 이번 SK텔레콤의 하나로 인수와 관련해 내건 조건이 매우 광범위하고 강력해 이를 둘러싼 논란과 공방이 만만치 않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종 승인권을 쥐고 있는 정보통신부 조차 공정위가 주파수와 로밍정책 같은 정통부의 고유권한에 시시콜콜 토를 달면서 월권행위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정통부가 오는 20일 열기로 한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에서 공정위가 내건 조건을 어느 정도 수위로 수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위가 정통부?

공정위가 내건 조건은 크게 두가지다. 가장 큰 것은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 우량 주파수 대역에 대해 다른 사업자가 공동사용(로밍)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오는 2011년 SK텔레콤의 800㎒ 주파수 독점 기간이 끝나면 주파수를 회수해 공정하게 재분배하고, 그 전에도 내년말부터 남는 대역의 주파수는 여타 업체에 분배할 것을 정통부에 요구했다.

둘째는 다른 통신사업자가 함께 유무선 통신 결합상품을 만들어 팔 것을 요청할 경우 이를 거절할 수 없으며, 타 사업자와 자사 대리점 등에 일체의 차별적인 대우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SK텔레콤에 대해 향후 5년간 분기별로 이행여부를 보고토록 했으며 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별도의 자문기구를 두기로 했다.

이 정도면 정통부 내부에서 "공정위가 정통부냐"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정통부 관계자는"주파수 회수 재배치, 로밍 등 주파수 관련 제반사항은 공정위 소관이 아니라 전파법, 전기통신사업법 규정에 따른 정통부장관의 소관사항"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따라서 정통부가 오는 20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에서 공정위와는 사뭇 다른 뉘앙스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조건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가 소비자 편익 제고와 경쟁촉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정통부는 통신산업 진흥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종 규제수위 달라질까

SK텔레콤과 경쟁사 진영의 막판 수읽기도 숨가쁘다. SK텔레콤으로선 남은 며칠동안 인수조건의 수위를 최대한 낮춰야 하고, KT와 LG 진영은 공정위가 내건 조건을 최대한 관철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7일 보도자료에서 "공정위의 시정조치 의견은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제한해 장기적으로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쟁사의 800㎒ 주파수의 로밍 요구에 대해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K텔레콤은 "800㎒ 로밍을 강력 주장하고 있는 LG텔레콤의 경우, 로밍요구 지역에 대한 투자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주장하는 것은 또 다른 정책적 혜택을 바라는 의도일 뿐,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텔레콤이 LG텔레콤을 직접 지목하면서까지 로밍반대 입장을 공식 천명한 것은
정통부를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 정통부의 인수조건 최종 결정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쳐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LG 쪽도 다급하다. LG텔레콤은 "800MHz 주파수 로밍 의무화 및 재배치 권고, 결합상품 판매시 경쟁사 차별금지만으로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따른 통신시장의 지배력 전이와 경쟁제한성 심화를 완화시키는 실효성을 거두기에는 미흡하다"며 오히려 규제수위 강화를 요구했다.

LG텔레콤은 "20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의 최종 결정에서는 통신업체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용자 이익 보호를 위해 특수관계인간 재판매 금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50% 제한 등 실효성있는 조치가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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