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비리 '또 다시'

산업 / 토요경제 / 2008-02-18 09:16:50
검찰, 국세청-해운업체 세무조사 로비 수사

▲ 한상률 국세청장
한상률 국세청장,정상문 청와대 비서관 연루
정 비서관 사위 이씨 "고위간부에게 돈 줬다" 주장
국세청 등 비리의혹 전면 부인 "세무조사 문제없다"


한상률 국세청장 취임 이후 '조직 추스르기'에 주력해온 국세청이 다시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고위직 간부들의 잇따른 부패 스캔들로 곤욕을 치룬 뒤 고강도 조직쇄신에 '올인'해 왔지만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세무청탁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당혹스런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공식적으로 부인,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시시비비가 검찰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통하여 빠른 시일 내에 명명백백하게 가려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김대호)는 해운회사 S사가 분식회계 등을 통해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 이 중 상당액을 정 비서관 등 고위 공무원들에게 뿌렸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2004년 S사에 대한 조사가 끝난 뒤 조사를 담당했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이 S사의 임원 계좌로 수천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계좌 추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서울국세청 조사4국장이 한상률 현 청장이라는 점이 전해지면서 조직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 내용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조직에는 큰 타격"이라며 "지난해 터진 부패스캔들을 수습하기 위해 강도 높은 조직쇄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일이 불거지니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권력형 로비로 퍼지나?


해운업체 S사의 세무조사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최근 특수부 소속 검사 2명을 지원받아 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지난 14일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사부는 S사가 2004년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이를 무마하기 위해 국세청과 경찰, 검찰 등 권력기관에 금품으로 로비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위인 이모씨와 S사 전 대주주 서모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이 제출한 '로비리스트'의 진위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2004년 국세청이 S사의 탈세 혐의를 확인하고 77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했으나 검찰 고발을 하지 않은 점과 당시 세무조사에 참여했던 서울지방국세청 직원이 S사 임원과 돈거래를 했던 점 등으로 미뤄 로비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사의 로비리스트라고 알려진 문건에는 국세청과 검찰 고위직, 국무총리실 사정팀 소속 공무원 등에게 50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까지 돈을 전달한 것으로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사 전직 임원었던 이모씨는 "잘 알고 지냈던 사정기관 관계자를 통해 국세청 고위간부들에게 세무조사를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며 "그 과정에서 회사측에 국세청 고위간부 2명과 조사 실무자들에게 각각 수천만원씩 건넸다"고 검찰에 주장했다.


당시 이모씨는 국세청이 2004년 S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일 때 회사 임원이자 정상문 비서관의 사위였다. 이에 따라 검찰은 2004년 한참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던 S사에 자신이 정 비서관의 사위인 사실 등을 소개하면서 세무조사에 일종의 '역할'을 제시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 비리의혹 부인


일단 국세청이나 정 비서관은 이러한 검찰 조사에 부인하고 있다.


우선 정 비서관측은 "회사에서 1억원을 받아 정 비서관에게 건넸다"라는 이모씨의 주장에 "돈을 보고 화를 내면서 되돌려 보냈다"고 일축했다. 또한 고졸 출신인 이모씨가 미국 MBA라고 속인 사실이 드러나 이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측도 지난 전군표 전 국세청장 때와는 달리 차분한 모습이다. 이모씨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S사의 심층세무조사를 책임진 조사4국은 제보나 명백한 탈루혐의 포착 등의 일에 한해 세무조사를 벌인다.


국세청 스스로 개별기업 분석결과를 토대로 벌이는 심층조사의 경우는 로비 개입 여지가 있지만, 제보를 통해 세무조사를 벌일 경우는 조심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제보는 악의가 있거나 시도했던 협상이 깨진 경우라는 특징이 있어 로비의 여지가 있다면 바로 검찰 등에 알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국세청 직원이 S사의 임원 계좌로 수천만원을 입금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 직원이 친척의 친구뻘 되는 S사 임원에게 5000만월을 빌렸을 뿐이며 이에 대한 차용증서를 써주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특히 매월 25만원 상당의 이자지급과 원금을 갚는 것을 모두 온라인으로 거래해 증거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반적인 뇌물은 증거인멸을 위해 현금으로 오가게 마련"이라며 "이 직원은 이자와 원금을 모두 온라인으로 거래하고 증서들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측은 "고발사건의 당사자 중 한쪽의 주장일 뿐 양쪽 주장이 엇갈려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아직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이 S사가 조성한 비자금 사용처에 대한 본격수사에 착수한 만큼 비리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권력형 비리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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