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홀딩스 대표 물러나…韓·日통합경영 위기

산업 / 여용준 / 2018-02-22 14:39:21
뇌물공여 유죄 '법정구속'…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임<br>이사직위·부회장직 유지…경영복귀 여지 남겨둬<br>신동주 "이사직도 물러나야" 경영권 분쟁 재점화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한·일 롯데 ‘원 리더’의 자리가 위태롭게 됐다.


신 회장은 지난 21일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 임원이자 부회장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 회장이 이사회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는 이번 사임건에 대해 신 회장의 구속수감이 일본법 상 이사회 자격에 곧장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신 회장 스스로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여 대표이사 직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임으로 신 회장의 직함은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으로 변경되게 됐다.


◇ 日 롯데, 전문경영인에 넘어가…복귀 여지 남겨둬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경영권은 일본 측 전문경영인들에게 넘어가게 됐다.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영 복귀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지만 당장 경영권을 행사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공동 대표에서 쓰쿠다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남게 됐다.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최측근이었으나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 후 신 회장의 측근이 됐다.


쓰쿠다 사장 외에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롯데홀딩스의 일본인 핵심 경영진이다. 고바야시 CFO 역시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돼있다.


롯데는 지난해 롯데지주를 출범하면서 일본과의 고리를 끊었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화학·건설·관광 분야는 롯데홀딩스의 영향력 안에 들어와있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사 역할을 하던 호텔롯데의 지분을 99% 보유한 대주주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1.42%), 롯데케미칼(12.68%), 롯데물산(31.13%), 롯데알미늄(25.04%), 롯데상사(34.64%), 롯데캐피탈(26.60%), 롯데지알에스(18.77%)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유통·식품 부문은 롯데지주로 분할·합병되면서 일본의 영향력이 줄어들게 됐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일본 롯데가 한국의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론상으로는 가능한 일이지만 일본 경영진들에게 그에 따른 실익이 없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연합>

◇ 신동주 “이사직도 물러나야”…‘경영권 분쟁 재점화’ 가능성


롯데홀딩스는 신 총괄회장의 가족기업인 광윤사가 지분 28.1%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광윤사의 지분 50%+1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1일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앞두고 동생 신 회장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뿐 아니라 이사직에서도 물러나라”고 입장자료를 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어 “신동빈 씨가 유죄 판결로 수감돼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로 직책을 다하는 것이 불가능한데도 대표권만을 반납하고 이사 지위는 유지했다”며 “이는 옥중(獄中)경영으로 사회적으로 도저히 허용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일련의 위법행위로 롯데그룹에 큰 혼란을 초래해 사회로부터 신뢰를 훼손시킨 신동빈 씨에 대해 신속하게 이사 지위에서도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무한주총을 여는 방식으로 신 회장의 경영권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이 1.4%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우호지분으로 경영권을 유지해왔으나 구속수감으로 자리를 비운 후에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 측은 “신 회장 구속이 1심 결과이고 신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일본 주주들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우호 지분 확보에는 이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신 전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서는 “일본인 경영진들에게 신뢰를 잃은 만큼 이사 복귀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롯데홀딩스가 신 회장의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을 거쳐 경영에 복귀하게 될 경우 대표이사직을 돌려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사회가 신 회장의 이사직위와 부회장직을 유지한 것이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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