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게! 빠르게! 맛있게!”…식품가, 포장기술 전쟁 후끈

산업 / 이경화 / 2018-05-10 18:39:03
간편식 포장은 진화 중…글로벌 1000조 포장 시장, 한국도 1인 가구 증가로 ‘유망’
전자레인지용 용기면인 농심 신라면 블랙사발과 CJ 햇반 컵반. <사진=각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식품업계에서 포장 기술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HMR)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용물만큼이나 식품 포장(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도 많고 경쟁도 치열한 간편식 시장에서 포장은 제품을 차별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며 “포장기술은 단순히 내용물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제품의 품질을 지키고 소비자 편의를 높이는 쪽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간편하면서도 위생적인 용기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포장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미더스 파이라의 집계 결과 세계 포장시장은 2015년도 988조원에서 지난해에는 1030조원 상당에 달했다. 국내 포장시장은 2015년 기준 약 44조원 남짓이지만 매년 3%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56조원 규모(한국생산기술연구원 패키징기술센터 통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첨단 기술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포장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식품업체 중심으로는 전자레인지용 용기 개발 경쟁이 뜨겁다. 최근 농심은 기존 신라면블랙컵을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용기면으로 업그레이드한 신라면 블랙사발을 선보였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해도 용기가 녹지 않는 특수 종이재질을 사용해 안전우려가 없으며 식감은 더욱 차지고 국물도 봉지라면처럼 깊은 맛이 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오뚜기도 오동통면·진라면·참깨라면·리얼치즈라면 등 전자레인지용 용기면을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전자레인지용 간편식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제품으로는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만 조리하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메 함박스테이크 등 고메 상온 간편식 3종이 있다. 최근 내놓은 냉동 가정간편식 고메 함박스테이크 정식에는 만두 찜기 원리를 적용했다. 전자레인지 조리 시 용기 내에 증기를 발생시켜 제품을 데우는 방식이다.


포장기술을 둘러싸고 업체 간 법정 다툼까지 벌이는 경우도 생겨났다. CJ제일제당은 별도 뚜껑이나 종이포장 없이 햇반이 뚜껑역할을 하고 원통형 컵 용기가 그릇역할을 하는 햇반 컵반 복합포장 용기 기술에 대한 실용신안을 취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은 오뚜기와 동원F&B가 컵반을 모방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제품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은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더 나은 패키징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와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제품을 개봉하지 않고도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수 있는 특수 증기배출 파우치, 전자레인지 조리만으로도 피자·파이 등을 오븐에 조리한 듯 만들 수 있는 발열 포장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오리온은 협력사와 공동으로 환경 친화적 포장재 개발에 성공해 식품용 포장재로는 처음으로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포장재 산업이 확대되자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동원그룹의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는 2015년 베트남 최대 포장재회사인 TTP·MVP를 인수한 이후 약 106억 원을 들여 베트남 지역 공장 증설에 착공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 증설에 나섰다. 다양한 연포장재와 PET 등을 생산하게 될 박닌성공장은 올 1분기 완공 예정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원가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간편식 판매가 늘면서 포장재 수요가 늘었고 이제는 제품 수명에 맞춰 본연의 맛을 살리고 조리를 간편하게 해주는 식품 패키징 기술이 중요해졌다”며 “보관·편리성, 맛과 신선도 유지를 위한 포장기술 분야가 앞으로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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