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심 난무 그라운드, 이번엔 내가 심판이다.

문화·라이프 / 김형규 / 2014-05-21 10:44:52

[토요경제=김형규 기자] 최근 프로야구에서 연이어 일어난 오심으로 성난 야구팬의 비디오 판독 확대 요구가 거세졌다. 현재 국내 프로야구의 비디오 판독은 ‘홈런이냐, 파울이냐’에 그치고 있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TV중계 카메라 25~30대와 별도의 판독용 카메라를 추가 설치해 아웃과 세이프, 파울과 페어 여부 등도 비디오를 통해 판독하고 있다.


‘심판도 사람’,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며 늘 하던 말도 눈높이가 높아진 팬들 앞에서는 이제는 진부한 말로만 들린다. 많은 이들이 “이젠 오심이 아닌 과학이 경기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우리도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확대해 나가자는 것이다. KBO에서는 재정적인 문제 등을 들며 비디오 판독을 보류하고 있고, 한 설문에서 50명의 감독과 코치, 선수와 해설가 등에 비디오 판독 확대 여부에 대해 물었더니 ‘정상적인 경기’ 운영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응답이 37명이나 됐다.


하지만 팬의 입장은 다르다. 농구나 배구가 그렇듯 기존의 TV 중계화면으로도 충분히 판독할 수 있고, 오심을 최소화하는 경기가 바로 ‘정상적인 경기’인 것이다. 그래서 팬들은 경기 흐름이 다소 끊기더라도 정상적인 경기를 위해 비디오 판독을 원한다. 더는 프로야구가 그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까닭이다.


정확한 판정은 이제 시대적 요구다. 모든 경기가 생중계되고, 12~13대의 카메라가 그라운드 곳곳을 잡아내고 있다. 오심이라도 있는 날에는 SNS를 통해 수백만 야구팬에게 오심 장면이 퍼진다.


프로야구가 야구인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정치도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치인은 그저 우리의 대표일 뿐이다. 더구나 우리는 대표를 뽑는 그라운드에서 심판 역할까지 한다. 이번 그라운드는 6․4 지방선거다.


이번 지방 선거에서는 프로야구 심판이 그렇듯 오심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나마 프로야구는 일 년 동안 펼치는 팀당 128경기 중 몇 경기라며 위안 삼을 수 있지만, 우리는 한 번 오심을 하면 4년을 다시 기다려야 한다.


능력 있는 者, 부정부패나 비리가 없는 者, 부자와 가난한 사람 그리고 자본가와 노동자를 아우르며 공존과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者, 남 욕하지 않는 者,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보편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는 者 등 나름의 정확한 판정 기준을 가지고 엄중한 심판을 해야 한다.


우리도 오심에서 벗어나려면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 즉, 후보를 철저하게 검증하고, 깨끗한 후보를 볼 수 있는 ‘정확한 눈’이 필요한 것이다. 다행히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공개해야 하는 전과기록의 범위가 일반 범죄의 경우 원래 금고 이상의 형이었으나 100만 원 이상 벌금형으로 확대됐으며, 이른바 ‘철새 정치인’을 알아볼 수 있도록 후보자가 1991년 지방선거 이후 선거에 출마한 경력도 모두 공개됐다. 최소한 ‘홈런·파울’ 정도는 비디오 판독이 도입된 것이다.


또 선거 때마다 ‘헐리우드 액션’으로 심판을 속이는 후보에 속아 선거가 끝나면 후회를 한 적이 많다. 이렇게 헐리우드 액션을 일삼는 후보에게는 심판으로서 레드카드를 냉정히 꺼내 드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것만이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또 4년을…’ 이라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 멋진 경기, 최선의 선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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