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속여 대출이자 착취한 은행들 모럴해저드 심각

산업 / 김사선 / 2018-06-22 13:43:02
소득·담보 있는데 없다고 입력해 이자 더 받아<br>신용등급 오르자 우대금리 깎아 대출금리 유지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연소득 8천300만원인 직장인 A씨는 2015년 11월 한 은행에서 5천만원을 연 6.8% 금리로 2년간 빌렸다.


A씨는 연 8천300만원의 소득이 있었지만, 은행 전산에는 소득이 없는 것으로 입력해 가산금리 0.50%포인트가 붙었다. 50만원의 이자를 더 낸 것이다.


#개인사업자 B씨는 올해 1월 2천1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전산시스템으로 산출된 금리는 9.68%였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은행은 내규상 최고금리(연 13%)를 매겼다. B씨는 5개월 동안 28만원의 이자를 더 냈다.


#C씨는 지난해 3월 은행에서 3천만원을 담보대출로 빌렸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로, 금리는 8.60%가 책정됐다. 하지만 은행은 C씨에게 담보가 없다고 전산에 입력, 그의 '신용프리미엄'을 정상(1.0%포인트)보다 2.7%포인트나 높은 3.7%포인트로 책정했다. 이 때문에 1년 2개월 동안 96만원의 이자를 더 냈다.


은행들이 대출이자를 더 챙기기 위해 고객을 기만하고 온갖 꼼수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은행들을 대상으로 벌인 '대출금리 산정체계' 검사 결과 소득이나 담보가치가 낮게 매겨지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간주돼 부당하게 책정된 사례가 여러 은행에서 다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경기가 좋아졌는데도 불황기를 가정한 신용프리미엄을 산정하고, 경기 변동을 반영하지 않은 채 몇 년 동안 고정적으로 적용하기도 했다.


또한 대출자의 신용등급이 상승하자 우대금리를 줄이는 수법도 썼다. 신용등급이 오른 대출자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자, 해당 지점장은 우대금리를 줄여 대출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은행도 가산금리 산정의 문제점을 인정해 대출자들에 대한 환급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안다"며 “조속히 검사 결과를 확정해 해당 은행들의 이름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차주가 은행의 금리산정 내역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대출금리 산정내역서를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재는 대출약정시 코픽스와 같이 기준이 되는 금리와 가산금리만을 알려주고 있으나 앞으로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항목별 우대금리까지 포함한 내역서를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은행연합회가 대출금리를 공시할 때도 가·감 조정금리를 구분해 공시하도록 해 소비자가 어느 정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 알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불합리하게 금리를 부과하지 않도록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 은행권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대출금리 모범규준과 관련해 개별은행의 특성 및 자율성도 함께 보장될 수 있도록 보완방안을 충분히 논의한 뒤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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