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CEO, 회생기업 맡으면 부작용만 속출"

산업 / 유승열 / 2017-12-18 14:51:52
"경영권 유지하고 빚 탕감만"…도덕적 해이 발생
<사진=Toyo Economy>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기존 경영자들이 빚 탕감 받고 경영권도 유지하려고 기업회생 신청을 하는 일이 없도록 시장 감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8일 한국은행은 '기존 경영자관리인(DIP) 제도 회생기업 경영성과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회생 기업에 기존 경영자가 법정 관리인으로 선임되면 경영성과는 악화되는 동시에 도덕적 해이만 발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으로 법정관리 기업 1496개 중 1277개(85.4%)에 DIP가 적용됐다.


DIP는 기업들이 경영권 박탈을 우려해서 회생절차를 기피하는 바람에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신속하게 회생절차를 밟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약 10년이 지난 결과 DIP제도는 뚜렷한 성과는 없고 우려한 대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DIP 적용 기업 중 회생 목적을 달성해서 절차가 종결된 기업이 322개인데 회생절차 폐지로 퇴출되는 기업이 407개로 더 많다.


구체적으로 DIP 적용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 등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률과 이자보상비율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영향이 없었다.


이에 대해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법원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기존 경영자가 실적을 부풀리는 등 이익조정행위는 하지 못했지만 회생 노력은 부족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부작용으로 도덕적 해이가 나타났다.


일부 중견기업과 대기업들이 담보가치가 있는 자산이 충분하거나 지원여력이 있는 대주주가 있는데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1년 LIG건설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 기업어음을 판매하고 2013년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 신청 하루 전 계열사 채무변제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보고서는 정부가 제시한 시장주도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시장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채권자협의회 역할을 키우고 신용평가사들이 이와같은 사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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