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10년, 뇌물 4년…신동빈 회장 '최대 위기'

산업 / 여용준 / 2017-12-15 13:04:12
檢, 최순실 뇌물공여 4년 구형…월드타워점 특허권 위태<br>경영비리 22일 선고…법정구속땐 일본 롯데 경영권 타격
지난 14일 오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지난 10월 출범한 ‘뉴 롯데’가 2개월여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검찰이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최순실씨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4년에 벌금 70억원을 구형한 것이다. 앞서 신 회장은 비자금 비리로 검찰로부터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을 구형받은 바 있다. 롯데는 롯데지주가 출범한지 3개월도 되지 않아 오너리스크에 빠지게 된 셈이다.


검찰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 결심공판에서 최씨에 대해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이라며 징역 25년에 벌금 1185억원과 추징금 77억9735만원을 구형했다.


또 대기업에 출연금을 강요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 신동빈 회장에게는 스포츠재단을 통해 최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4년에 벌금 70억원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30일 롯데 비자금 비리와 관련해 신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징역 10년에 벌금 100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2개의 재판에서 합계 14년의 중형을 구형받았다.


지난 10월 롯데지주주식회사 출범식 당시 모습. <사진=롯데지주>

◇ 22일 경영비리 선고…법정구속시 日 롯데 경영권 위기


비자금 비리와 국정농단 사태는 별개의 재판인 만큼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지만 양쪽 재판 중 한 곳에서라도 실형이 선고될 경우 롯데는 ‘오너부재’라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된다. 특히 오는 22일 비자금 비리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이 선고될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오너의 법정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이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경우 일본 롯데에 대한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 일본의 기업문화는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신 회장의 실형 선고 시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사회나 주총 등을 통해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잃게 되면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과 일본 이사진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게 된다.


한국 롯데의 경우 롯데지주 설립을 통해 일본 롯데와 관계를 끊으면서 경영권에는 큰 타격을 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롯데 정상화를 위해 갈 길이 분주한 입장에서는 피해가 불가피한 상태다.


현재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과 황각규 사장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황 사장은 과거 경영혁신실 역할을 하던 4개 부서(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를 총괄하고 있다. 롯데지주에는 이밖에 컴플라이언스위원회(민형기 위원장)와 사회공헌위원회(소진세 사장)로 구성돼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 비춰볼 때 신 회장이 자리를 비울 경우 황 사장의 대행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대외활동과 M&A를 총괄하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권오현 부회장이 대외업무를 총괄했다. 하지만 의사결정권자가 자리를 비우면서 대형 M&A나 신사업 진출이 정지된 바 있다.


롯데는 사드 보복으로 중국 사업에서 큰 피해를 본 후 동남아 진출을 강화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을 직접 둘러보며 동남아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롯데물산>

◇ 뇌물공여 유죄시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 잃을 수도


이밖에 뇌물공여로 유죄가 선고될 경우 월드타워점 면세점의 특허권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월 특허권을 잃고 영업을 종료했으나 6개월만인 12월 롯데와 신세계, 현대가 면세점 특허를 취득하면서 올해 초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이 K스포츠재단을 통해 최씨에게 건넨 돈이 면세점 재승인을 바라고 청탁한 것으로 검찰이 판단한 만큼 유죄로 인정될 경우 특허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관세청은 지난 4월 신 회장의 뇌물죄가 확정될 경우 면세점 특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 회장의 변호인은 재판 당시 “롯데가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 취득을 위해 대통령에게 청탁하고 그 대가로 70억원을 지원했다는 뇌물죄와 청와대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줬다는 것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 건지 변호인으로선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익적 차원으로 어쩔 수 없이 지원했을 뿐 면세점 관련 대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감사원의 면세점 비리 감사 결과에서도 롯데면세점이 두 차례나 억울하게 탈락한 피해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 회장 측의 주장은 힘이 실리게 됐다.


당시 감사결과에 따르면 롯데는 2015년 두 차례 있었던 신규 및 후속 면세점 사업자 심사에서 억울하게 고배를 마셨다.


롯데 측은 “이미 지난 2015년 11월 잠실 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한 차례 탈락했기 때문에 애초에 특혜와 거리가 멀고 이후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 가능성도 이미 지난해 3월 초부터 이미 언론 등에서 거론된 만큼 독대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또 특혜를 바란 출연이었다면 70억원 추가 기부 요청에 “35억 원으로 깎아달라”, “돈이 아니라 건물을 짓겠다”고 요청하며 실랑이를 벌인 사실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뇌물공여 선고공판은 이르면 내년 1월 초나 중순쯤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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