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금융당국이 성과주의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반면 금융노조는 성과주의 폐기를 주장하고 있어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성과주의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총선의 결과로 인해 구성된 ‘여소야대’의 국회가 오는 30일에 출범되면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4대 개혁(공공·교육·노동·금융)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공공기관이 성과연봉제를 조기 도입할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지만 지연된다면 정도에 의해 인건비와 경상비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불이익을 준다.
금융위는 성과중심 이행의 수준에 따라 총 인건비의 0.25~1%를 인상하고 5월에 도입하는 기관에게는 기존 성과급의 10%를 추가 지급할 계획이다. 이행 시기가 빠르면 경영평가에 가점도 부여한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않는 금융공공기관에는 인건비와 경상경비를 동결하거나 삭감하는 등의 보수와 예산, 정원 등에 대해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무사 안일한 신의직장’이라는 국민의 지적에서 벗어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며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을 다뤄야 해 성과주의 문제가 정리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연봉제 도입 등 자구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본확충이 시급해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금융노조는 무엇이 기관과 조합원을 위한 것인지를 현명히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실적을 쌓기 위한 과당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단기보다 장기적인 성과를 반영하는 평가방식을 적용할 것”이라며 “전문성과 생산성을 제고하면 금융소비자의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노조 “직원 줄 세우면 불완전판매 양산”
그러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금융위의 성과주의 확대 도입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구조조정 위기와 깊이 연관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미 개별 성과연봉제가 도입돼 있다”며 “관치금융과 결합한 성과주의가 어떻게 전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과주의를 전면 확대하는 것은 금융노동자들을 정권의 부당한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는 ‘예스맨’으로 만드는 길”이라며 “국책은행의 성과주의 전면 확대 시도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회사의 특성에 따라 임금·인사체계가 다르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제쳐두고 성과주의만 고집하고 있다”며 “성과주의가 도입되면 직원들은 단기실적에만 목을 맬 것이고 불완전판매가 양산돼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 관계자는 “인사와 임금조정은 전적으로 은행의 권한인데 금융위가 개입하는 것은 ‘관치금융’”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14일 오후 서울 KBS스포츠월드에서 금융노조 산하 2000여명의 금융공기업지부 대의원들이 모두 참가하는 합동 대의원회를 개최하고 18일에는 금융위 앞에서 규탄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편 시중은행의 영업점 관계자는 “지점별로 실적 기준이 있으나 우리 지점은 압박이 없어 스트레스가 덜 하다”며 “만일 성과연봉제가 도입된다면 직원들이 무한경쟁 속에 던져져 과로와 스트레스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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