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유족 동의 없이 희생자 휴대전화 먼저 확인

문화·라이프 / 박진호 / 2014-05-07 13:06:30
과실 은폐 위한 조치 의혹 … 유실물 인계에 관한 불법 수사 논란 촉발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비난을 받고 있는 해경이 이번에는 희생된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가족 동의 없이 먼저 확인하고 이중 일부는 여전히 가족에게 전달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학생들의 시신이 인양되며 함께 발견된 휴대전화에서 유가족들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 유심(USIM)과 메모리카드 등을 빼내 저장된 내용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안산 단원고 김모양의 아버지는 딸의 유품을 해경으로부터 전달받은 후 휴대전화가 없어 항의했더니 칩을 빼고 전화만 돌려줬으며, 이를 재차 항의하자 “수사상 필요해 분석했다”며 나중에 이를 돌려줬다는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 측에서는 이번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 상당수의 휴대전화가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이미 여러 명의 휴대전화 유심과 메모리카드가 제거되었다는 말이 있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장에 대한 초동대처는 물론 전반적인 늑장대응으로 물의를 빚은 해경과 당국이 자신들의 과실을 감추기 위한 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방송을 비롯한 각종 언론의 보도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가장 높은 반향을 이끌고 있는 JTBC가 학생들의 휴대전화에 담긴 동영상을 공개한 후,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관계자의 조치는 물론 해경 및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대응에도 비난의 강도가 높아진 바 있다.
해경 관계자는 지난 3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유가족대기실을 방문하여 “수사에 필요한 사항이어서 휴대전화를 분석했다”고 유가족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박승기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유실물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파출소에 일단 모으고 이를 검경합동수사본부로 인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조계의 해석은 이와는 다르다. 이번 사고로 인한 희생자들의 휴대전화는 범죄현장에서의 유실물이 아닌 사고현장에서의 유실물이므로 유족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수사’를 명목으로 해경이 먼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는 설명이다.
경찰이 수사상 자료가 필요할 경우에는 수색영장을 발부받거나 임의제출 형식을 통해 내용을 확인해야 하며 현재 알려진 내용이 사실일 경우 해경은 희생자들의 유실물을 통해 불법 수사를 펼쳤음을 공표한 샘이 된다.
검경합동수사본부 역시 “유실물은 원칙적으로 유족 동의를 받아 수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유실물을 모아서 유족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이 아니라고 밝혔다. 곧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에 대해서도 상황파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사고 초기부터 대응 조치 미흡을 떠나 대처 능력 자체의 부실과 무능을 드러냈던 정부와 관계기관은 사태 수습에 대해서도 여전히 미덥지 못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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