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브랜드 이미지가 없다

산업 / 토요경제 / 2007-05-16 00:00:00

현대차가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를 선보이는 등 품질 개선을 뽐내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 창출 능력 부족으로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BW) 최신호(5월 21일자)가 지적했다.

BW는 '현대차에게 있어, 브랜드 창출 능력이 새로운 과제'(At Hyundai, Branding Is Job 2)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기 위해서는 한 단계 높은 마케팅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케팅 권위자로 손꼽히는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인 HMA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스티브 윌하이트 부사장은 지난달 4일 뉴욕의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를 처음 소개했다.

BW는 윌하이트 부사장이 3만~3만5000달러에 달하는 고가 모델인 제네시스를 'BMW 5시리즈'나 '렉서스 ES350'와 동격으로 설명을 해야했기 때문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BW는 윌하이트 부사장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이었으며, 이는 제네시스와 같은 고가 모델이 얼마나 팔리기 어려운가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윌하이트 부사장은 45분간에 걸친 소개를 마친후 "우리는 아직까지 브랜드 이미지가 없다"(We have no Brand)고 밝혔다.

윌하이트 부사장은 닛산의 세계시장 판매담당 수석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8월 현대차미국법인(HMA)의 COO로 영입됐다. 윌하이트는 1990년대 광고 마케팅을 통해 폭스바겐의 부활을 이끌며 마케팅 전문가로써 명성을 얻었다. 이후 애플의 마케팅 총책임자 역할을 맏기도 했다.

윌하이트는 닛산에서 일할 당시 현대차를 경쟁자로 여기면서, 현대차의 품질 개선 능력을 '놀랄만한 수준'(Scary Level)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따라 윌하이트는 현대차가 약진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립할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실히했다. 현대차가 값싸고 품질이 나쁜 브랜드라는 인식을 바꿔야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윌하이트를 영입한 것도 현대차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현대차는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승용차와 SUV가 높은 가격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필사적이다.

BW는 현대차가 이처럼 조바심을 내는 것을 이해할만 하다고 설명했다. JD파워의 초기품질평가에 따르면 현대차의 품질은 토요타를 능가하며, 렉서스와 포르쉐에게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컨슈머리포트도 2007년 주목할 만한 5대 신차 가운데 현대차의 2개 차량을 선정했다. 하지만 23%의 신차 구매자만이 현대차 구매를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요타의 65%, 혼다의 50%에 비해 턱없이 낮다.

현대차가 내놓은 신차의 품질, 스타일링 등은 5년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수준이다. 하지만 판매 성장률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재고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10년까지 연간 100만대의 차량을 북미지역에서 판매할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목표는 곧 70만대로 축소됐다.

그러나 BW는 70만대도 야심찬 목표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45만50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BW는 현대차에게는 이제 새로운 스토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화 절상으로 가격 경쟁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의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다.

미네소타에서 현대차 딜러를 하고 있는 패트릭 테하르는 "3만달러 이상의 차량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현대차는 여전히 엔트리카 수준의 브랜드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윌하이트 부사장은 '현명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브랜드'로 가치를 높이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현대차의 이미지를 재정립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윌하이트는 광고회사들에게 현대차의 이미지 광고를 경쟁시켜보다 좋은 이미지를 얻기 위해 시도했다.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실타넨&파트너스는 '스마트 무브'(Smart Move)를, 스트로베리 프로그는 '디포그'(Defog)를 제시했다.

또 아놀즈는 '보통 이상의 것'(Here's to More)을 제시했다. 키센바움 본드+파트너스는 '왜 모두가 갖지 않았을까?'(Why Doesn't Everyone?)로 다른 차가 제공하지 못하는 현대차의 특징을 설명했다.

윌하이트는 결국 굿바이, 실버스테인 플러스 파트너스의 광고를 선택했다. 실버스테인은 베라크루즈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통해 심사위원단을 설득했다. 소비자들은 베라크루즈 차량만을 보고 71%가 구매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대차 로고가 박혀있을때 구매의사는 51%로 떨어졌다. 반면 토요타 로고는 구매의사를 20% 가량 높이는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굿바이는 현대차의 안전평가, 품질, 가치 등을 담아 왜 현대차를 구매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새로운 이미지 광고를 오는 6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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