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찾아온 거래가뭄…증권업계 ‘비상’

산업 / 박지원 / 2013-12-16 10:00:27
하루평균 5조원대 급감...증권사 임금삭금등 비용절감 나서

최근 침체된 증권가 시장을 웅변하듯 미세먼지가 뒤덮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지난 2006년 이후 7년만에 하락...불확실성에 주식거래 침체
증권업계 침체로 에널리스트 숫자 1년새 125명(8.54%)이 줄어


[토요경제=박지원 기자] 올 들어 증시 거래대금이 하루 평균 5조원대로 급감하면서 증권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거래대금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증권사들은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임금삭감과 인력감축 등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증시 거래대금은 하루 평균 5조2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대로 추락한 것은 지난 2006년(5조1659억원)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2008년 6조4360억원을 기록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2009년과 2010년 각각 7조원대로 증가하더니 2011년에는 9조113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9527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는 5조원대까지 줄어들었다. 전날 거래대금 또한 4조450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증시 불확실성에 따른 주식거래 침체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인 2050선 돌파에 실패하면서 지수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낮아진 탓이다. 간접투자 자금이 일반 펀드가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등 매매가 잦지 않은 상품으로 이동한 영향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거래부진으로 증권사 수익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연초 거래대금 목표와 함께 경영전략을 세운다”며 “대부분 7조원을 제시했지만 현재 5조원 수준을 보이면서 영업수익 측면에서 매우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거래대금 수준으로는 증권사들이 생존해 나가기 어렵다”며 “(적정 기준으로) 최소 8조원 이상은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더 이상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통한 수익에 연연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 7~8조원의 거래대금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가 아닌 자산관리 쪽으로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태경 연구원은 “최근 금융당국이 자본시장 발전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며 “무엇보다 증권사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신규 사업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하면서 증권사들은 잇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대증권과 동양증권은 임원을 대폭 줄였거나 줄일 계획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50명 인력감축과 임금삭감 등을 논의 중이다.


◆증권사 ‘보릿고개’…1년간 애널리스트 8.54% 감소


한편 증권업계가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증권사의 꽃’이라고 불리는 애널리스트 규모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협회에 등록된 애널리스트 수는 133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8일 등록된 1462명과 비교했을 때 1년 새 125명(8.54%)이 줄어든 셈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는 2009년 12월8일 기준 1437명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1540명까지 늘어났으나, 3년 새 203명(13.18%)이 일자리를 떠났다.


잇단 실적 악화로 증권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최근 5개월동안 애널리스트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7월8일 기준 1407명이던 애널리스트 수는 8월 1393명으로 1400명 이하로 내려간 뒤 9월(1370명), 10월(1352명), 11월(1345명) 등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삼성증권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애널리스트 인력도 크게 줄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91명이던 애널리스트는 지난 8일 기준 77명으로 14명(15.38%) 감소하면서, 애널리스트 규모 1위 자리를 우리투자증권에 내줬다.


삼성증권을 포함한 10대 증권사의 총 애널리스트 수는 5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명(8.93%) 줄었다. 한국투자증권(11명), 우리투자증권(7명), 대신증권(7명) 등이 애널리스트 인력 규모를 줄인 반면 신한금융투자는(6명), 현대증권(2명) 등은 늘렸다.


외국계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 역시 1년 새 조정을 받았다. 노무라금융투자는 15명에서 12명으로, 다이와증권은 12명에서 8명으로, 맥쿼리증권은 15명에서 11명으로 축소했다. 비엔피파리바증권(6명), 비오에스증권(1명) 등은 변동이 없었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서는 SK증권이 35명에서 25명으로, 동부증권이 22명에서 26명으로 각각 축소했다.


한편 증권 거래대금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애널리스트를 포함한 증권사들의 인력 조정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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