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확인 거부" 가상화폐 기존계좌…시장투명성 망가지나

산업 / 유승열 / 2018-01-31 15:46:25
기존 자금으로 거래…신원도 공개 안 돼<br>기존 자금 거래시 당국·은행 '확인불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유승열 기자]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를 거부하는 기존계좌 사용자들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어 이들의 실명확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규 투기수요 진입 차단을 노리는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의 성패를 가늠할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은 가상화폐 실명확인을 거부하는 기존계좌 보유자에 대한 실명확인 시스템 유인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실명제라는 지붕 아래로 가상화폐 거래를 모으려 하지만 버티는 이들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30일부터 시행된 실명확인 입출금서비스는 거래자 계좌와 가상화폐 거래소의 계좌가 동일한 은행일 때에만 입출금을 허용하는 게 골자다. 거래소 거래은행에 계좌가 있는 고객은 거래소에서 온라인으로 실명확인 절차만 거치면 되지만, 거래소의 거래은행에 계좌가 없는 거래자는 해당 거래은행에 계좌를 신규로 개설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기존에 거래에 활용되던 가상계좌 서비스는 더 이상 가상통화 거래에 활용할 수 없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에 가상계좌로 입금을 완료한 자금에 대해선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이 자금은 투자자가 은행이 거래소에 부여한 가상계좌를 경유해 거래소로 이미 들여보낸 자금이므로 금융당국이나 은행의 통제 범위 밖에 있다.


실명확인을 하지 않으면 계좌로 입금이 불가능할 뿐, 이미 거래소로 넘어간 자금에서 거래가 하루에 몇 번이 발생하든 금융당국과 은행이 알 길이 없다.

이들이 실명확인에 응하지 않고 있으므로 신원을 확인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조세포탈이나 자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는 자금이다.


업계에선 실명확인을 거부한 채 기존계좌로 버티는 사람들이 수십만 혹은 100만명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명확인이 시작된 30일 은행창구가 그리 붐비지 않았던 것도 기존 투자자들이 추가 입금만 제한되는 기존계좌 상태로 버티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가상화폐 시세가 좋지 않고 전세계적인 규제 분위기 속에서 악재가 돌출하자 추가로 자금을 넣기보다 기존에 넣은 자금으로 때를 기다리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계좌를 통해 이미 거래소로 들어간 자금은 인터넷상에서만 존재하는 자금인 만큼 마땅히 통제할 방안이 없다"면서 "다만 이런 계좌로는 입금이 제한되고 출금만 가능하므로 점차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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