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하청 근로자 사망사고…노동계 ‘분노’

산업 / 여용준 / 2018-05-21 17:10:04
근로자 4명 산소공장서 질소가스 질식해 숨져<br>양대 노총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사” 비난<br>잇따른 하청 근로자 사고에 대책 마련 요구
지난 25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냉각탑 충전재 교체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4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해 119구급대원이 긴급 이송하고 있다. 4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숨졌다. <사진=포항남부소방서>

[토요경제=여용준 기자] 경북 포항 포스코 제철소에서 근로자 4명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하청근로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26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포스코의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위험의 외주화’가 부른 참사”라고 밝혔다.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4시쯤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항제철소 안 산소공장에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이모(47)씨 등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포항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모두 숨졌다.


경찰은 26일 “사고가 난 산소공장 냉각탑에는 가스가 유입될 수 있는 관이 몇 개 있어 어디로 어떤 가스가 유입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현장을 감식하는 한편 포스코와 외주업체 T사를 대상으로 안전규정 준수 여부와 문제점 발생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에 대해 노동계 등에서는 숨진 근로자 4명이 모두 외주업체 근로자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크게 반발하는 움직임이다.


한국노총과 민노총 등 양대 노총은 26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포스코에 대한 비판과 함께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양대 노총은 이번 사고에 대해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가 빚어낸 참사”라며 “외주화 금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포스코에 대해서는 “유해위험업무의 외주화를 즉각 중단하는 구조적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하청 산재를 예방하기 위해 하청 노조의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외주업체 근로자에 대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1일에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타워크레인이 쓰러져 하청업체 근로자 6명이 목숨을 잃었고 25명이 다쳤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STX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석유운반선이 폭발해 하청업체 근로자 4명이 사망했다. 또 현대중공업은 2016년 산재 사망 근로자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양대 노총은 이들 중 대부분이 하청업체 근로자라고 전했다.


산업 현장 뿐 아니라 지하철 현장에서도 사망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2016년 5월에는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외주 근로자가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사망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온수역에서 선로를 정비 중이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노동계에서는 대기업들이 위험한 업무를 외주에 맡기면서 안전 관리나 사고에 대한 책임 등으로부터 빠져나가려 한다며 이같은 행태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작업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산재 보상을 하청업체로 떠넘기지 못하게 법으로 규정해 원청에 책임을 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대 노총은 잇따른 하청업체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노총은 “국회에서는 외주화 금지나 원청 처벌 강화 법안을 단 한 번도 우선처리 법안으로 다룬 적이 없다”며 “결국 대기업은 처벌에서 빠져나간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 역시 “대통령 산하 ‘노동자 산업재해 예방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대통령이 직접 산재사망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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