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유병자 연금보험' 배타적사용권…'닭 쫓던 개' 된 교보생명

산업1 / 정종진 / 2017-12-08 16:14:34
교보·동양 등 "당분간 출시 계획 없다"<br>그동안 TF 꾸려 논의했지만 번번히 무산<br>새 회계제도 앞두고 리스크관리 '부담'
흥국생명 본사(왼쪽)와 교보생명 본사.<사진=각 사>

[토요경제=정종진 기자] 흥국생명이 업계 최초로 유병자(표준하체) 연금보험 상품을 만들고 1년간의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오랜기간 금융당국과 관련 상품 개발을 검토해왔던 교보생명 등 다른 생보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교보생명, 동양생명 등은 당분간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상품이 배타적사용권을 얻게 되면 다른 회사들은 1년간 '지붕만 쳐다봐야'되는 만큼 흥국생명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지난 6일 '실적배당형 연금전환특약'에 대한 1년간의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이 특약은 유병자의 기대수명이 건강한 사람보다 짧다는 점을 반영해 당뇨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건강한 사람보다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타적사용권 획득 여부와 관계 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기존 연금보험 상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2014년부터 유병자의 연금 가입을 독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보사들과 표준하체 연금보험 개발을 추진해왔다. 2015년에는 교보생명을 비롯해 신한, 동양, 미래에셋생명 등이 당국과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면서 일부 회사는 상품 출시를 목전에 두기도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흥국생명은 당시 TF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검토를 시작해 먼저 상품을 내놓은 상황이다. 더욱이 흥국생명이 신청한 1년간의 배타적사용권이 받아들여질 경우 다른 생보사들은 상품 출시를 1년 뒤로 기약해야 한다.


그동안 교보생명 등이 상품 개발을 주저했던 것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을 앞둔 상황에서 회사 리스크관리에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초통계 부족에 따른 요율산정 문제도 상품 개발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었다.


TF에 참여했던 한 생보사 관계자는 "TF를 통해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초반까지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그러나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기존에 인식되지 않던 장수리스크 관련 평가가 진행되는데 연금보험의 경우 이를 대비한 추가 적립금을 더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어 섣부르게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보생명은 표준하체 연금보험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만 당장 관련 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동양생명 역시 상품 출시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흥국생명이 1년간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게 되면 다른 생보사들은 1년 후에나 관련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며 "이에 따라 흥국생명의 배타적사용권 획득을 저지하려는 움직임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의 배타적사용권 신청건에 대한 이의신청은 오는 15일까지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표준하체 연금보험이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이에 따르는 리스크도 크다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표준하체 연금보험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보수적인 상품 설계가 필요하다며 장수리스크와 표준하체의 범위 설정에 따른 리스크를 고려해 연금사망률에 대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