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손보 ‘붕어빵’ 간편심사 보험…상품 자율화 무색

산업 / 김재화 / 2016-04-20 15:12:20

고지사항, 최대 가입가능나이 비슷
상품명으로 보험사 구분 힘들어
금감원 “같은 상품 규제 못 한다”
소비자원 “자율화 효과 당장 어려워”



[토요경제신문=김재화 기자] 최근 생·손보업계에서 출시한 간편심사 보험이 모두 비슷한 내용으로 구성돼 금융당국의 보험상품 자율화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손보사 6곳(한화생명, 한화손보, KDB생명,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메리츠화재)은 최근 한 달 간 잇따라 간편심사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들의 공통점은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나 70세 이상의 고연령자가 가입할 수 있도록 가입 장벽을 낮춘 것이다.


보험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대 가입 가능한 나이는 70세부터 75세까지 비슷했다. 보장이 가능한 나이는 최대 100세로 모두 같았다.


보험가입을 위한 기본조건인 ▲ 최근 3개월 내 입원과 수술, 추가검사 등 의사 필요소건 여부 ▲ 최근 2년 내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수술한 여부 ▲ 최근 5년 내 암 진단과 수술 여부 등 3가지도 똑같다.


게다가 상품명도 유사하다.


한화생명의 ‘간편가입 건강보험’과 KDB생명의 ‘KDB 간편한 OK보험’, 메리츠화재의 ‘The 간편한 건강보험’, 삼성생명의 ‘간편가입 보장보험’, 한화손보의 ‘참 편한 건강보험’, 미래에셋생명의 ‘꽃보다 건강보험’ 등으로 상품명만 보면 어느 보험사의 상품인지 알 수 없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16일에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보함상품의 자율화를 통해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붕어빵 보험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상품개발의 자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전신고제를 사후보고제로 전환했다.


상품 개발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표준약관제도도 재정비했다.


당국이 직접 제정하는 표준약관을 폐지하고 소비자 보호 등의 필요사항은 약관준수 사항으로 규범화했다.


또 사문화된 상품규제나 다양한 상품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품 신고기준 등 과도한 사전적 설계기준을 삭제했다.


복잡한 보험가입 절차도 간소화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제도 개선을 통해 유사한 상품으로 판매와 마케팅에 치중하던 업계를 혁신적이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되는 질적 경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여전히 같은 상품만 찍어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토요경제와의 통화에서 “보험상품 자율화를 시행했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같은 상품을 출시한다고 해서 규제할 길은 없다”며 “보험사들이 지속적으로 유사한 상품을 출시한다면 개도 차원에서 유의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보험국장은 “보험업계에 지금까지 나올 상품들은 다 나왔다”며 “기존 상품과 차별화하기는 힘들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금융당국이 시행한 보험상품 자율화 효과가 당장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래도 배타적사용권의 기간을 늘리는 등의 노력으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붕어빵 보험이라는 지적에 삼성생명 관계자는 “간편심사 보험은 지난 2012년에 AIA생명이 처음 출시한 상품”이라며 “기존 나온 상품을 다른 보험사에 출시했기 때문에 비슷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도 “금융당국의 유병자 확대 정책에 따라 업계에서 전체적으로 공략한 것”이라고 밝힌 뒤 “업계에서는 유병자 보험을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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