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vs. 출판사, 도서정가제 ‘정면 충돌’

산업 / 염유창 / 2013-01-25 15:04:28
출판사들, ‘도서정가제 반대’ 알라딘에 출고 정지

▲ 도서정가제 개정안으로 출판업계가 시끌벅적하다. 주요 출판사 몇 곳이 도서정가제 반대를 표명한 알라딘에 책 공급을 중지했다.

[토요경제=염유창 기자] 주요 출판사 몇 곳이 최근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 책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알라딘이 도서정가제 개정안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도서정가제가 출판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 출판사, 알라딘에 거센 반발
23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김영사와 창비, 돌베개, 마음산책 등 주요 출판사 10여 곳이 지난 21일부터 알라딘에 출고 정지를 통보했다. 김영사 관계자는 “출판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도서정가제 강화에 찬성하는 뜻에서 정가제를 반대하는 알라딘에 오늘 거래 정지를 알렸다”며 “24일부터 출고가 정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출판사는 알라딘이 도서정가제에 반대한 직후부터 자사 트위터 등에 알라딘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책의 수량이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책을 팔아야 하는 출판사들이 인터넷서점에 책을 출고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 만큼 출판사들이 도서정가제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상생을 추구해야 할 출판사와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17일 알라딘이 자사 홈페이지에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게시한 후부터다.


알라딘은 성명서에서 “도서관 예산 대폭 증액처럼 긍정적 효과가 명백한 입법지원은 절대 환영하지만, 도서정가제처럼 책 판매가를 올려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발상에는 찬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주머니 사정 때문에 책을 더 사보고 싶어도 마음껏 사지 못하는 게 독자들의 현실이고, 불경기에 정가제까지 강화되면 국민들의 독서량 감소를 초래하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완전 정가제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도 소형서점 숫자의 감소와 서점의 대형화 추세를 막지는 못했다”고 주장했다.

알라딘은 이어 “신간에 대한 할인 제한을 구간에까지 확대하면 독자의 손해는 물론이고 판매 권수 감소로 저자의 인세수입도 감소한다. 독자와 저자에게 돌아갈 피해는 명백한 데 비해 일부 대형서점을 제외한 소형서점과 출판사에 돌아갈 이득은 너무나 모호하고 불확실하다”며 도서정가제를 강화하는 개정안에 찬성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알라딘은 17일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명 운동을 시작했으며 추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해당 법안 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 현행법 도서정가제 효력 없어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일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시작됐다. 완전한 ‘도서정가제’ 확립을 위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온라인 서점에서 모든 도서의 할인율을 10%로 제한하고, 마일리지와 할인쿠폰 제공 등으로 추가 할인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의원이 도서정가제를 규정한 출판문화산업진흥법(출판법) 제22조를 일부 개정하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도종환, 윤관석, 신경민, 남경필, 강동원 의원 등 민주통합당, 새누리당, 진보신당 문방위원 등이 공동 발의했다.

현행법상 도서정가제는 사실상 효력이 없다. 현재 신간(발행일로부터 18개월 미만인 도서)은 19%까지 할인이 가능하고, 구간(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경과한 도서)과 실용서·초등학습참고서 및 국가기관 등에서 구입하는 도서는 무제한 할인이 가능하다.

개정 법률안은 출판법 제22조 제4항에서 도서정가제의 예외로 정하고 있는 간행물 중 ▲발행일부터 18개월이 지난 간행물 ▲도서관에 판매하는 간행물 ▲발행일로부터 18개월이 지난 종이 간행물과 내용이 같은 전자출판물 등을 삭제해 이들에도 도서정가제가 적용되도록 했다.
또한 간행물을 판매하는 자는 정가의 10% 이내에서만 할인해 판매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최재천 의원은 “정가제 대상이 아닌 도서와 할인율이 높은 도서만이 판매되면서 신간도서 시장이 위축되고, 출판사는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다”며 “출판의 다양성이 제한되고 구매접근성이 저하되면서 독자는 값싸고 잘 팔리는 책에 편향되는 악순환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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