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물고기 잡는 법 알려준다’

산업 / 전현진 / 2013-01-25 13:40:11
사회적기업 ‘나는 카페’ 3호점 구리점 오픈

[토요경제=전현진기자] 지난 16일 KRA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는 구리시청 로비에서 사회적기업 ‘나는 카페’ 3호점 구리점 개업식을 가졌다. ‘나는 카페’ 3호 구리점은 구리시가 청사 1층에 10㎡의 공간을 제공하고 한국마사회가 인테리어 비용 4천만 원을 지원해서 탄생했다. 앞으로 이 카페는 매니저 1명을 포함한 발달장애 청년 5명이 교대로 영업할 예정이다. 이 청년들은 지난 8개월 간 한국마사회의 ‘꿈을 잡고(Job Go)’ 바리스타 양성 직업훈련과정을 밟았다.

▲ KRA 한국마사회는 지난 16일 구리시청 로비에서 사회적기업 ‘나는 카페’ 3호점 구리점 개업식을 가졌다.


◇ “면접 80번 떨어지고 취업 안됐지만…”


장애인 청년들이 바리스타가 되기까지는 8개월 간 험난한 직업훈련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사실 이들이 걸어온 인생은 바리스타 교육 과정보다 수 십배, 수 백배는 더한 험로였다.


바리스타를 꿈꾸는 교육생 중에는 발달 장애를 겪는 데다 학교에서 집단따돌림 등을 받으면서 조울증까지 앓게 돼 치료를 받는 학생도 있고, 학교 졸업 후 복지시설에서 직업 교육을 받았지만 취업은 꿈도 못 꾼 학생도 있다. 오히려 3년 교육기간이 만료돼 결국 대책 없이 집으로 돌아가 꿈을 키우는 것조차 포기해야 한 학생도 있다.


그 중 바리스타 김수형(남, 32, 가명)씨는 취업에서 번번이 아픔을 겪었다. 그는 지금까지 면접만 80번 정도 봤지만 번번이 낙방했다. 김씨는 “난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언젠가는 유명 프랜차이즈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박유진(여, 26, 가명)씨는 부정확하고 어눌한 발음이지만 자신의 뜻만은 정확히 밝혔다. 그녀는 “신상품 커피 개발도 하고, 맛있는 커피 만드는 바리스타가 돼서 직원을 둔 사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바리스타 교육으로 지적장애청년 취업도와


사회적기업 ‘나는 카페’는 경기도와 한국마사회가 협약을 맺고 장애청년들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만들어졌다. ‘나는 카페’는 장애청년의 장애유형에 맞게 특화된 직업교육훈련을 거쳐 취업과 연계하는 사업이다.


이에 지난해 사단법인 새누리장애인부모연대가 구리, 안산, 고양, 의정부, 시흥 등지에서 발달장애 청년들을 모집했으며 한국마사회는 바리스타 양성 교육을 맡았다. 또 경기도는 장애청년 선정, 장소 선정 등 각종 행정적 지원을 했다.


특히, 한국마사회는 의정부를 시작으로 구리, 일산, 안산, 시흥 등 마사회 장외 지사 5곳에서 장애인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사마다 1억2000만원씩 지원해 에스프레소 머신 등 바리스타 교육 장비를 구비하고 지금까지 44명의 지적장애청년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뜻으로 실시된 이 교육은 일방적 물질 지원보다는 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 결과 지난해 안산에 1호점, 의정부에 2호점을 열었으며 지난 16일에 3호 구리점을 열게 됐다. 한국마사회와 경기도는 향후 매년 3개씩, 2014년까지 총 15개 커피전문점과 120명의 지적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향후 마사회의 지원이 없더라도 자생 가능한 사회적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마사회 장태평 회장은 “장애인을 위한 일방적인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카페 3호점 개소는 민ㆍ관ㆍ공기업이 힘을 합쳐 장애청년 취업의 든든한 삼각대 역할을 하는 사회공헌의 선도적인 역할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한국의 커피 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바리스타 교육이 장애 청년 취업이나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마사회, 사회적 공헌 활동 관심


장태평 회장은 취임 이후 사회적 공헌 활동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장학금 지원 같은 물질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마사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 했다. 국내 최초의 승마 정서장애 치료기관인 KRA 승마힐링센터도 이 같은 고민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장애 청년들에게 창업이나 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바리스타 교육’ 역시 장 회장의 안목에서 비롯됐다.


또 장 회장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마사회 장외발매소 객장을 ‘꿈을 잡고’ 프로젝트에 활용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장애청년 꿈을 잡고’라는 사회적 기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약 20여개의 또 다른 사회적 기업의 발굴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에 앞장 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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