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 규제안 실효성 거둘까

산업 / 양혁진 / 2013-01-18 17:22:55
오바마 전면적인 총기규제안 발표

[토요경제=양혁진기자]

▲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6일 코네티컷 주 학교에서 총기난사로 20명이 사망한지 한달 만에 거의 20년 만의 가장 전면적인 총기 규제안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총기난사 희생자 가족들을 초청한 가운데 행정명령과 의회 승인이 필요한 5억 달러 규모의 총기규제안을 밝히고 “미국은 자유와 용맹한 사람들의 조국으로 항상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무기를 소유할 수 있는 헌법적인 권한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권리는 책임과 함께 한다는 것을 오랫동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한 총기 규제안에는 군 스타일의 공격용 무기와 10발 이상이 넘는 대용량 탄창 금지 등과 관련한 의회 승인을 촉구하고 총기 판매의 신원조회시스템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원조회 데이터 접근 개선을 비롯해 총기폭력에 대한 연방정부 연구 금지 해제, 학교에 상담자 추가 배치, 정신보건서비스 접근 개선 등을 포함한 23개 조치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 무장 경비 인력을 배치하도록 권유하거나 총기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바로 시행될 전망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총기 폭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신원조회나 정신건강 검사 강화 등을 위한 법령 개정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총기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인 법무부 산하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 국장에 토드 존스 국장 대행을 임명하고 의회에 인준을 요청할 방침이다.

다만 총기 규제 대책의 핵심사항인 공격용 무기 및 10발 이상 탄창, 방탄 장비를 뚫는 탄알 금지 등 고강도 제재 조치는 입법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의회가 행동을 취해야 하며 그것도 즉시 해야 한다. 미국민 대다수가 변화를 바란다”면서 의회를 압박했다.


◇ 규제는 찬성, 총기 소유 금지는 반대


이번 총기 규제안은 지난 12월 미국 코네티컷 주 뉴타운에 있는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하고 총기 규제가 다시 커다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하면서 나온 조치다. 과거에도 이런 초대형 총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총기 규제 움직임이 있었지만 400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가진 강력한 로비단체인 전국총기협회(NRA)와 의회 내 규제 반대론자들의 저항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범인을 제외한 희생자 26명 가운데 무려 20명이 6~7세 어린이로 밝혀지면서 이번만은 다르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총기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알려진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적극적이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해 12월19일에는 총기 규제 방안을 전담할 실무단을 신설해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이 이끌도록 하고, 여기서 나온 규제 법안을 의회가 1월 말까지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사건 이후 총기 규제에 관한 찬성 여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총기 소유 자체를 금지해야 하지만 이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 직후 미국의 언론들이 조사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인 가운데 71%는 권총을 포함한 전반적인 총기류 소유 금지안에 반대했고, 그 가운데 56%는 강력히 반대한다.

미국인 대다수는 아직도 총기 소유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방증인 동시에 총기 문화가 미국 사회에 얼마나 뿌리 깊이 박혀 있는지 보여주는 결과다.

미국에서 총기 소유는 수정헌법 제2조에 보장돼 있을 정도로 개인의 자유와 직결돼 있다.
오바마의 총기규제안이 실효성을 거둘려면 공화당의 반대뿐만 아니라 이런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므로 쉽지 않은 여정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2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3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4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5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오리온·해태·롯데웰푸드·크라운, 과자값 '가격저항의 덫'

    제과업계가 ‘가격저항의 덫’에 갇혔다. 원재료와 물류비가 뛰어도 가격을 올리면 생활물가 부담이라는 비판을 받고, 가격을 그대로 두고 중량을 줄이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꼼수인상)’ 논란에 휩싸인다. 가격과 중량을 모두 유지하면 결국 회사가 비용을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한다. 해태제과·크라운제과·오리온 국내사업의 상반기 수익성은 이 딜레마

    SNS